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자수경위」 드러나도 「동기」 불명확/검찰 중간수사결과 발표 주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자수경위」 드러나도 「동기」 불명확/검찰 중간수사결과 발표 주변

입력
1991.08.09 00:00
0 0

◎「법정폭로 우려」 설명만으론 납득 어려워/“세모 조직적 개입” 정황은 대체로 밝혀져/집단변사 규명안돼 남은 과제오대양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살해암매장범들의 자수모임을 (주)세모 간부 및 기독교 복음침례회(구원파) 교단간부들이 주도해온 사실을 밝혀냄으로써 (주)세모의 집단자수 사건개입이 구체화되고 있다.

8일 발표된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는 자수모임을 주도한 세모·구원파 간부들의 상부선이 누구인지,이들이 살해암매장범들의 자수를 지원함으로써 얻고자 했던 구체적 이익이 무엇인지 명확치 않지만 자수경위는 대체로 밝혀진 셈이다.

살해암매장범 기소단계에서 자수동기를 명쾌히 설명하겠다던 초기 다짐과 달리 이처럼 변죽만 울리게 된데 대해 검찰은 『상부개입 사실 등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어 자수사건의 전모를 확정하기 힘든 수사상의 난점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검찰은 『공식발표를 미루고 있을뿐 세모의 자수배후 개입과 배경을 밝히는데 필요한 정황진술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검찰은 ▲숱한 증거를 들이대야 겨우 입을 여는 참고인들의 철저한 조직보호 의식 ▲사채 상습사기극에서 나타났듯이 하부선에서 책임을 차단하는 도마뱀식 꼬리 자르기 수법때문에 명쾌한 증거는 잡지 못했지만 (주)세모 유병언사장을 정점으로한 세모 핵심부가 집단자수에 개입했다는 심증을 굳혔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자수를 권유했다는 이재문씨(39)에게 거액의 변호사 선임료를 대준 김계숙씨(42·여)가 12년전부터 구원파 삼각지교회에 다닌 신도라는점 ▲(주)세모 상무이사이자 삼우통상 대표인 고창환씨(46)가 탁명환씨(54) 등과의 명예훼손 소송사건의 실무를 맡아온점 ▲이씨가 고씨와 동서사인점 ▲자수모임 참석자 손영주씨(41)가 세모 부사장 손영록씨의 동생이며 자수동기 수사가 한창 진행되던 지난 2일 돌연 미국에간 점 등의 의혹을 규명하면 세모의 조직적 배후개입 심증은 확증으로 굳어질 것으로 보고있다.

검찰은 살해암매장 범죄가 탄로날까봐 불안을 느낀 김도현씨(38) 등의 자수의사를 알게된 세모측과 구원파가 세모­오대양사건의 연결고리를 끊을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판단,탁씨 등의 폭로전에서 벗어나려 했다고 보고있다.

검찰은 그 근거로 ▲구원파 내부에 탁씨 등의 폭로에 대한 위기감이 상상 이상으로 크고 ▲이씨가 자수모임에서 탁씨의 주장을 반박하기위해 도움을 요청했으며 ▲자수시기가 탁씨 등과의 소송기일을 전후로 택해진 점 등을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검찰은 세모측이 살해 암매장범들이 어차피 자수,오대양 사건이 재론될바에야 이들에게 사후생계보장 등 편의를 제공하고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위해 자수모임을 치밀하게 주도해왔으나 의외로 유씨 구속으로 비화됐다고 보고있다.

자수모임에서 암매장범들의 형량 최소화 방안·지명도 높은 변호사 선임 등 사후대책이 활발하게 논의돼왔다는 사실을 세모측의 치밀한 계산의 일면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모측의 자수주도 경위 및 이유를 입증한다해도 검찰이 풀어야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우선 세모측이 그토록 끊고자한 오대양 사건과의 관련여부를 국민들이 납득할 정도로 설명해야 한다.

세모측이 탁씨 등의 폭로를 의식,자수에 관여했다든가 충성심 강한 열성 신도차원에서 자수모임이 이루어졌다는 등의 설명만으로는 오대양 의혹은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갈수록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87년 오대양 집단변사 사건의 자·타살 여부와 정확한 진상도 아직 검찰의 수사에서 뚜렷한 진전이 없는 상태이다.

검찰은 최근의 수사과정이 오대양 변사사건이 자살이라는 전제하에 사실 관계를 짜맞추기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 의혹을 남김없이 풀어야할 과제를 안고 있다.<대전=임시취재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