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장막 제거와 함께 동구갱들이 베를린에 대거 몰려들어 활개를 치고 있다.이들 갱들은 지난 89년 11월 베를린 장벽붕괴로 국경통과가 용이해진 틈을 타 경제대국 독일의 수도로 활동 무대를 옮겨 온갖 조직범죄에 관여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마약거래와 윤락업은 물론 BMW 포르셰 등 초호화 독일제차 밀매 등에까지 손을 뻗쳐 수십억마르크의 이익을 챙기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7월말 베를린의 한 레스토랑에서는 이들 갱들끼리 이권싸움으로 총격전까지 벌이는 바람에 베를린 시민을 충격속에 몰아 넣었는데 독일통일 이후 조직범죄의 발생률도 이를 증명하듯 30%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미 구서독지역에 뿌리를 내린 유고출신갱들은 인신매매에 주로 관여하고 있으며 폴란드인들은 담배밀매,그리고 불가리아·루마니아·체코 등 다른 동구출신갱들도 비슷한 조직범죄 조직에 몸을 담고 있는 것으로 베를린 경찰당국은 보고있다.
그러나 가장 골치아픈 존재는 「소련 마피아」들. 이들은 지난 수십년간 공산치하에서 익힌 노하우를 십분활용해 카지노업계나 값비싼 소련 골동품의 밀거래 등에 이르기까지 온갓 잇속과 불법거래에 손을 뻗치고 있다.
소련갱들은 또한 청부살인을 비롯해 독일에 이주한 같은 동포로부터도 돈을 갈취하는 등 파렴치의 극치를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이들 소련갱들과 외화에 허덕이는 구동독 주둔 소련군과의 비밀연결망이 폭로됨으로써 수사당국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이 사건은 자칫 외교문제로 비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국경통제 강화와 주변국 경찰과의 협조 등이 긴급히 요청되고 있으나 언어와 민족문제 및 각국의 내부사정 등으로 소기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베를린 경찰당국은 무엇보다 소련이 오는 93년 해외이주를 전면 자유화할 경우 사태는 한층 걷잡을수 없는 국면으로 치달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조상욱기자>조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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