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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위대한 사회」/이재승 논설위원(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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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위대한 사회」/이재승 논설위원(메아리)

입력
1991.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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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세계에서 경제개발의 대표적 성공사례로서 인정을 받고 있다. 아시아,아프리카 등 제3세계는 한국이 채택해온 수출드라이브 경제정책을 후진국 탈출의 왕도로 생각,경쟁적으로 한국형 개발전략을 모방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국제적으로 성가높은 성장뒤에는 내세우기 부끄러운 그늘이있다. 극빈자 영세민,장애자,무의탁노인,보호자없는 아동 등 자활능력이 없는 계층에 대한 사회보장대책이 상대적으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있는 점이다.사회적으로 생존능력이 없거나 상실한 사람은 친·인척이 없는 경우 그 사회나 국가가 책임져야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성장 제1주의를 추종해왔고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가 완화될 기미가 없다. 간간히 성장보다는 분배가 역점둘것을 요구하는 주장들이 나오기는 했으나 성장론에 밀려 침묵됐다. 사회의 최빈곤계층에 대한 사회보장 대책은 사회보장 대책에서 가장 기본적인 빈민구제사업이다. 노후대책의 일환으로 정부가 범국민적 차원에서 은퇴후에 소득의 일부를 지원해주는 등의 사회보장 개념에는 훨씬 못미치는 것이다.

거창하게 분배론의 차원에서 거론될 문제도 아니다. 한마디로 위정자의 비전과 관심의 부족이 큰 요인다. 3공때는 국가적인 빈곤의 추방에는 성공했으나 빈곤계층의 해소는 달성치 못했다. 5·6공은 가시적인 개별프로젝트에 몰입했지 국가경제의 비전을 제시치 못했다. 현시점에서 소위 대권주자들도 『밀실정치』나 하지 비전있는 정책이 없다. 대권주자들은 『왜 내가 대통령이 돼야하는가』를 설득해야 한다.

정치제도만해도 오직 주관적인 당선가능성 판단에 따라 대통령제,내각책임제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이들은 「신뢰성」을 대통령 자격요건 제1호로 내세우고 있는 미국 유권자들 같았으면 벌써 실격됐을 것이다. 미국의 프랭클린·루스벨트 대통령은 뉴딜정책을 도입,대공황 타결의 열쇠를 찾았다. 뉴딜정책은 사회복지적 측면에서도 역사적인 분수령을 이루었다. 사회의 「불혜택계층」을 지원하는데 국가가 적극개입해야 한다는 개념을 실현한 것이다. 민주당은 뉴딜정책이후 『없는자의 정당」으로 부각된다. 민주당의 이 전통은 존슨 대통령의 『위대한 사회』 정책으로 재확인된다. 주로 흑인에 대한 경제적 지위향상에 목적을 둔 이 정책은 소수인종의 고용 등을 의문화,흑인들의 경제적,사회적 진술에 일대전기를 이루었다.

존슨 대통령은 월남전의 수렁에 빠져 불명예스럽게도 재선출마를 포기해야하는 정치적 역경에서도 『위대한 사회』 정책의 입법화를 관철했다. 흑인뿐아니라 히스페닉,한국인 등 동양계들도 오늘날 그 혜택을 입고있다. 우리는 사회적 빈곤퇴치에 『위대한 사회』와 같은 비전있는 정책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인가. 거창하게 시작하는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내실있게 실행하면 현재의 우리경제 역량으로도 실천해 갈수있는것이다. 보사부에 따르면 올해 생활보호대상자는 65안6천가구 2백25만여명으로 전국민의 5.2%다. 여기에 의료부조 대상자를 포함하면 모두 2백60만명으로 국민전체의 6%가 된다.

관계당국자들은 『구호를 받을만한 대상자는 모두 다 포함됐다』고 말하고 『대상자를 엄격히 심사,대상인원을 줄이는 대신 보호수준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생활보호대상자 가운데서도 극빈자는 거택보호자,부양 능력자가 없는 가구로서 65세 이상 노인이나 18세 미만 아동,임산부 등으로 돼있는 세대이며 1인당 월소득이 5만5천원 미만이고 재산이 6백만원 미만이어야 한다. 이들은 주·부식비,연료비,의료비(무료),기초교육비 등의 지원을 받으나 주거비 등은 지원받지 못한다.

한국의 『위대한 사회』는 이들에 대한 지원현실화부터 시작했으면 한다. 그리고 비전있는 빈곤퇴치 청사진이 제시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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