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가입」 일부국 한때 이의… 정치적 마무리/정부,대결 외교지양 화해·협력의 장 모색우리나라가 5일 하오(현지시간·한국시간 6일 새벽) 미뉴욕의 유엔사무국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함으로써 남북한 유엔가입을 위한 유엔내에서의 실질 절차가 시작됐다.
유엔안보리는 우리측의 가입신청을 지난달 8일 북한이 제출한 가입신청서와 함께 심의,오는 8일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시킬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안보리의 심사절차는 남북한의 가입의사와 상임이사국들의 사전협의에 따라 별문제없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안보리심사는 사실상 통과의례에 불과한 것일수도 있으나 정부 수립이후 43년만에 유엔회원국이 되는 우리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수 있다. 정부는 이에따라 외무부 간부를 현지에 급파하는 등 안보리 심사과정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노창희 주유엔대사로부터 우리측의 가입신청서를 접수한 케야르 유엔사무총장은 이 사실을 곧 바로 아얄라·랏소 안보리의장에게 문서형태로 통고한다. 이어 안보리는 본회의를 열고 이를 정식의제로 채택한뒤 안보리내의 가입심사위원회에 회부한다.
안보리는 이때 지난달 접수된 북한의 가입신청도 함께 묶어 남북한 가입안을 단일안건으로 처리할 예정이다.
가입심사위는 남북한 가입 신청에 대한 심사결과 보고서와 가입권고 결의안 초안을 채택해 안보리 본회의로 넘기게 된다. 현재 가입심사위는 6일(현지시간) 구성되며 안보리 본회의는 8일 상오(〃) 열릴것으로 알려졌다.
안보리는 8일로 예정된 본회의에서 가입심사위의 보고서를 검토,회원국으로의 추천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되는데 이때 안보리의 심사내용은 신청국가의 평화애호성과 유엔헌장준수 가능성 등에 중점이 두어진다. 이와관련,일부 서방국가에서는 북한이 테러국가인 점을 들어 유엔가입에 반대해야 한다는 국내 여론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상임이사국간의 사전 정치적 합의로 심사과정에서 「평화애호국」과 관련한 이의 제기는 없을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측은 물론 우리측도 북한의 가입자격에 대한 시비가 일어나는 것을 원치않고 있다. 만의하나 영국이나 프랑스가 북한에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당장 중국도 우리의 가입에 반대를 표시할 것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한달전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하고도 남북한 단일 안건으로 처리되기를 희망한것은 바로 이같은 문제점 때문이라고 볼수있다.
이에따라 오는 8일의 안보리 본회의에서는 남북한 유엔가입권고 결의안을 표결이 아닌 컨센서스(합의) 형식으로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은 지난 73년 동·서독 가입의 경우와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동·서독은 6월21일 가입신청을 함께 제출했으며 이어 가입심사위가 곧바로 열려 30분만에 안건을 처리,안보리 본회의에 회부했다.
다음날인 6월22일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의장은 『막후에서 협의한 결과 컨센서스로 처리하기로 했다』면서 『이의 없느냐』고 물은뒤 동서독 가입권고 결의안의 통과를 선언했다. 따라서 남북한도 이미 이루어진 안보리이사국들의 사전협의 결과에 따라 비슷하게 처리될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남북한 유엔가입은 이제 절차상의 문제로만 남아 있지만 분단이후 남북한이 유엔가입을 위해 또한 비회원국으로서 유엔에서의 입장강화를 위해 소모적인 대결외교를 벌여온 사실을 생각해볼때 새로운 남북화해의 계기가될 것임에 틀림없다.
남북한은 그동안 우리측에서 5차례,북한측에서 2차례(49년·52년) 유엔가입을 신청했으며 지난 75년 양측의 결의안이 각각 동시에 통과될때까지 서로의 입장강화를 위해 우방을 통한 치열한 외교전을 펼쳐 왔다.
정부는 남북한 유엔가입을 남북화해의 실질적인 전기로 삼기 위해선 과거의 대결외교가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인식아래 유엔을 통한 남북한 협력방안 마련에 부심중이다.<정광철기자>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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