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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 비리/홍윤오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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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 비리/홍윤오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1.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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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전국을 뒤흔든 예·체능계 입시비리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터져나온 건국대의 입시비리는 4년간에 걸쳐 1백여명을 부정입학시켰다는 점에서 가장 규모가 큰 대학입시 부정으로 기록될 것 같다.그러나 부정과 비리의 규모를 따지기 앞서 우리 모두를 슬프게 하는것은 그것을 조장하고 주도한 사람이 대학경영의 책임자들이라는 사실이다. 그것도 대를 이어서 계속돼 왔다. 89년 고려대 동국대,90년 한성대 입시부정에 이어 다시 사학의 입시비리가 밝혀지자 국민들은 모든 사학이 똑같을 것이라고 믿을수 밖에 없게됐고 대학도 변명할 말이 없게 됐다.

검찰의 이번 수사는 교육부의 감사결과 통보에 따른 것이지만 그동안 교육부가 보여준 행태 역시 비판받아야 한다.

감사가 있기 전부터 여기저기서 부정입학의 진정과 제보가 잇따랐지만 그때마다 형식적인 감사로 일관,오히려 비리를 덮어두려는 듯한 인상을 풍겼고 한두푼도 아닌 수십억원이 오고간 사실이 확인됐는데도 감사에서는 단 한푼도 밝혀내지 못했다.

물론 교육부감사가 수사기관처럼 강제력이 없고 20∼30명에 불과한 인원으로 전국의 1백30여개 대학을 정기적으로 감사하는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변명도 한두번 이어야지 이해가 간다.

지금까지 입시부정이 있을 때마다 매번 이에대한 진정이나 제보에 따라 뒤늦게 감사에 착수했고 금품수수나 부정입학의 증거는 수사기관에 와서야 확인되는 악순환이 거듭돼 왔다.

교육부의 감사는 「허깨비 물감사」라는 지적이 나올만하다.

검찰에서 조사를 받은 대학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죄의식보다는 부정입학을 시킬수 밖에 없는 사학재정의 어려움을 털어 놓았다고 한다.

결국 대학의 입시비리는 대학도덕성의 상실,감독청으로서의 교육부의 방관,사학의 빈약한 재정 등 3가지가 맞물려 빚어진 것이며 따라서 이에대한 뼈아픈 수술과 대책이 없는 한 대학의 환부는 우리사회와 미래를 더욱 곪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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