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신당」 3년후면 정권도전 가능”/“민주화에 개혁성공 달려/내년 대선이 안정분수령”오는 11월께 개최될 제29차 소련공산당대회를 고비로 소련공산당의 분열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련 개혁신당의 기수로 등장한 예두아르트·셰바르드나제 전 외무장관이 최근 북방통상연구소장겸 소비예트교육문화원장인 이창주씨와 회견을 갖고 소련민주신당의 창당배경 및 향후 진로 등에 대해 구체적인 견해를 밝혔다.
셰바르드나제 전 장관은 이 회견에서 『소련공산당의 지도급인사를 비롯한 많은 당원들이 탈당한 뒤 민주세력에 동참하고 있다』면서 『고르바초프 대통령도 신당에 지지를 보내고 있으며 앞으로 연방최고회의 선거에서 다수가 당선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셰바르드나제 전 장관과 회견을 가진 이창주 박사는 지난 6월 문을 연 소비예트교육문화원 초대원장으로 독일 뮌스터대 석사과정을 마친뒤 미국에서 사업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지난 88년 뉴욕에 본부를둔 북방통상연구소를 만들어 모스크바와 서울에 각각 지부를 두고 있다. 이소장은 오는 10월 모스크바대에서 객원교수로 강의도 할 예정이다.
다음은 셰바르드나제 전 장관과 이소장의 회견내용이다.<편집자주>편집자주>
소련공산당을 탈당해 세계를 놀라게 했는데 그 배경은.
▲한마디로 말해 공산당의 기본강령과 독재체제 유지문제를 둘러싸고 군부 등 보수세력이 소련의 민주화운동을 강력히 저지하고 나서 이에 대한 타개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신당결성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데.
▲관료 및 군부에서도 개혁을 희망하는 세력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한가지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은 우리사회를 리드하는 이들 엘리트계층이 기존 공산체제에 순치되어 제대로 탈당을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정당의 출현이후 많은 사람들이 공산당을 떠나고 있어 이들의 움직임이 사회민주 정당의 성공여부에 관건이 되고있다.
개혁지지 세력들의 공산당 탈당에 어려움이 있다면.
▲만일 소련공산당원이었다가 당적을 포기한다면 지금까지 이 사회에서 향유했던 모든 권리와 혜택도 없어지게 된다. 이점이 많은 개혁추종세력들의 신당참여를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과의 관계는 어떠한가.
▲고르바초프가 페레스트로이카정책을 들고 나왔을때 본인은 외무장관으로서 크게 만족하고 이에 흔쾌히 참여했으나 현재는 내가 그의 곁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하지만 본인은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을 지지하고 있으며 현재도 그와는 정기적인 회동을 통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고르바초프를 포함한 소련의 지도세력들은 새로운 정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우리의 정당활동을 지지하고 있으며 현재 양측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본다.
새로운 정당은 언제쯤 본궤도에 오를 것이며 공산당에 대적할 수 있는 역량은 있는지.
▲새로운 정당을 주도할 인물들이 힘을 결집시키고 있다. 적어도 1∼2년이 지나 3년이면 정권에 도전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특히 다가올 연방최고회의(의회) 선거가 민주적 방법으로 경선을 통해 실시되면 우리당의 다수가 의회에 진출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러시아공 대통령인 옐친과의 관계는.
▲야코블레프 전 대통령수석고문,포포프 모스크바시장,소비차크 레닌그라드시장 등과 함께 그의 개혁운동을 지지하고 있으며 소련국민도 그를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것으로 안다. 물론 연방과 러시아공과의 미묘한 관계로 어려움은 있다고 본다. 그러나 국민이 직접 뽑은 대통령의 출현은 우리당이 추구하는 목표이며 우리당이 탄생하게 된 직접적인 동기가 됐다. 앞으로 이같은 민주적인 방법만이 소련의 개혁을 성공시킬수 있으며 내년으로 예정된 소련 연방대통령선거가 마무리되면 소련의 모든 정치개혁 및 민주화도 정착되리라 믿는다.
총선이후의 권력구조 변화를 어떻게 예상하는가.
▲50% 정도에 달하는 공산당원의 재선이 불가능할 것이다. 서방측에서도 우리의 민주세력을 지지하고 있으며 우리를 지원하는 많은 세력이 물심양면으로 협조를 보내오고 있다. 민주세력이 이 사회를 리드해 가는 주도적 역할을 담당해나가고 있다.
한소수교를 성사시킨 인물로서 한국에 대한 특별한 감회가 있을 것으로 보는데.
▲한소외교사에 있어서 역사적인 이벤트를 성사시켰다는 점을 자부하고 있다. 한국은 본인에게 매우 강한 인상을 심어준 나라이다. 본인은 이미 11곳으로부터 한국을 방문해 달라는 초청장을 받고 있으나 국내사정으로 이에 답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곧 유엔회원국이 될 것이며 이는 한국정부의 외교적 승리라고 볼수 있다. 한소수교가 이같은 외교적 승리에 도움이 됐다면 그 가운데서 한 몫을 했던 나 역시 매우 만족하게 생각한다.<정리=이장훈기자>정리=이장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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