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핵심부 행보 적신호로 해석 반발/「자유경선」 수용으로 정면돌파 노려/「노김」 정례회동 결과 주목차기대권을 둘러싼 민자당의 행로에 제주에서부터 경보가 울리기 시작하고 있다. 제주구상을 위해 휴가차 제주에 머물고 있는 김영삼 대표가 총선전 후계자 결정을 위해 연내 전당대회 소집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김대표는 민정·공화계의 완전자유경선 요구도 수용할 뜻을 분명히 했다.
김대표가 제주에 내려가기 전부터 최영철 대통령 정치담당특보의 내각제개헌 시사와 완전자유경선 주장 발언으로 태동된 제주에서의 이상기류가 드디어 민자당을 휘몰아칠 태세이다.
따라서 가을정국으로 예상됐던 후계구도를 둘러싼 민자당 갈등이 김대표가 귀경하는 오는 5일께부터 점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김대표가 민정·공화계의 완전자유경선 요구를 정면으로 맞받아치기 위한 목적에서 일부러 이같이 강도높은 얘기를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앞으로의 추이를 지켜봐야 할것같다.
김대표는 제주휴가에 앞서 『아무도 만나지 않고 조용히 정국을 구상하겠다』고 말했지만 후계구도를 둘러싼 여권의 급속한 수면하 움직임은 김대표를 한가롭게 놔두지 않고 있음이 분명해졌고 따라서 민자당의 갈등은 그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증폭될 조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대표는 전날 김윤환 사무총장을 면담한데 이어 이날 상·하오에 걸쳐 황병태 의원과 강인섭 당무위원·이원종 부대변인 등 민주계 측근들과 만나 그동안 여권 고위인사들과의 연쇄접촉을 통해 여권핵심부의 심상찮은 움직임을 「적신호」로 판단했다는 심경을 피력하면서 자신의 「정면돌파」 의중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표가 구상중인 「중대결단」에는 조기전당대회 소집요구와 함께 민정·공화계측이 요구하고 있는 「자유경선」 방식을 수용하는 복안도 포함돼 있는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면 김대표가 이같이 정면돌파 전략으로 급선회한 배경은 무엇일까.
첫재는 민정계의 잇단 결속강화 모임과 지난달 16일 노대통령과 박태준 최고위원과의 「석연찮은」 독대,최근 최영철 대통령 정치담당특보의 「내각제추진 시사 및 야당식 완전자유경선」 발언 등이 여권 핵심부와의 교감아래 이뤄진 「계산된 행동」이라고 보고 있다.
둘째는 노대통령 등 여권 핵심부에 대한 불신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마당에 어차피 가부간에 조기결판을 내는게 당권주도 및 향후 대권쟁취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1일 노대통령은 정례회동에서 「정치일정논의 중지」를 발표한뒤에도 오히려 민정계에 「결속」을 지시했고 이어서 민정·공화계의 움직임을 묵인해오고 있다는 점에 유념한 것으로 보인다.
셋째는 유엔가입이후 여권핵심부와 신민당과의 「신협력기류」를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내각제개헌 추진의 불씨를 「완전봉쇄」하겠다는 계산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넷째는 여권핵심부의 「선총선 후전당대회」 입장이 확고한만큼 이에 배치되는 ▲연내 전당대회 소집 ▲자유경선이 적극 공세가 된다는 점을 감안했을수 있다.
여권핵심부의 「수용불가」 방침을 예상하면서도 이같은 제의가 국민여론상 불리하지 않을뿐더러 이에 상응하는 「반대급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전술적 측면을 고려한듯 하다.
다시말해 총선전 전당대회 소집이 불가능할 경우 14대 공천권을 상당지분 확보,사실상 당권을 주도함으로써 대권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부수효과도 노렸다고 볼수 있다.
○…김대표는 강도높게 후보결정을 위한 전당대회의 연내소집을 주장했지만 이는 「선전당대회 후총선」을 재부각시키려는데 1차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민주계는 김대표의 「제주발언」을 계기로 후계구도 조기가시화를 위한 목청을 높이겠지만 민정·공화계는 정치일정의 조기논의가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노대통령의 기본입장에 따라 「선총선 후전당대회」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 민자당의 내분과 갈등이 확대일로를 치달을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김대표가 귀경해 9일께 노대통령과의 정례회동을 통해 「연내 후보결정」을 본격요구할 경우 민자당은 곧바로 또다시 내분에 휩싸여 버릴 가능성마저 높다.
설사 김대표가 이같은 요구를 하더라도 노대통령과 민정계가 이에대해 정면대응을 하고 나설것 같지는 않다. 다시말해 김대표와 민주계측의 움직임을 일단 관망하면서 김대표의 요구가 시기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입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대표 특유의 바람몰이식 정치행태로 미뤄볼때 민주계가 조기승부를 노리며 강공을 펼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는 것이어서 김대표 귀경후의 행보가 주목된다.
특히 민주계가 여권핵심부와의 은밀한 교감아래 잇단 결속조짐을 보이고 있고 내각제 개헌문제가 재론되는 등의 정국상황은 김대표에게 선택을 강요하고 있는 측면도 있어 가을 대회전의 조기전개 가능성이 높다고 보아야 할것이다.<제주=김종래기자>제주=김종래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