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의 시도의원 선거결과가 야당에게 던져준 준엄한 경고는 「통합」이었다. 여당의 전례없는 압승은 곧 야당의 참패를 말하는 것이었고 이는 곧 야당세력의 규합을 통한 재건명령을 의미하는 것이었다.그런에 야당은 지금까지 무얼하고 있었는가. 통합과는 거꾸로 자중지란의 분파싸움에 열을 올리고 있는게 제1야당인 신민당의 오늘의 현실이다. 민의를 따라 가기는 커녕 그 반대 방향으로 기존 야당내 조직마저 갈라지려는 위기상황에서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광역의회 선거가 끝나자 참패의 충격에 놀란 야당세력은 나름대로 통합의 몸부림을 치는듯 했다. 그러나 그들의 움직임은 시늉에 그치고 말았다. 사소한 당리당략에 얽매여 서로가 자파주장만 내세우다가 한발짝도 진전을 보지 못한채 주저 앉고 말았던 것이다.
그대신 제1야당인 신민당에서는 조순형 국회부의장에 대한 징계파동으로 분열 위기 마저 맞고 있다. 다른 야당세력과 재야인사들을 흡수 통합해서 보다 강하고 보다 큰 야당으로 재진해야할 임무를 맡은 신민다아이 당내반대파조차 포용하지 못하고 쩔쩔매고 있는 것이다. 당내 반대세력을 제명하고 쫓아낸 손으로 어떻게 당외의 세력을 받아들여 규합할수 있단 말인가.
신민당의 내분과 때를 맞춰 민주당은 구체적인 통합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신민민주 양당이 김대중이기택 총재를 공동대표로 하는 최고위원 집단지도 체제를 하고 주요당직은 신민민주재야간에 3대2대1로 배분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민주연합에서도 신민민주 양당 총재를 공동대표로 하는 내용의 방안을 제시했다.
민주당이나 민주연합이 제시한 통합방안은 거의 동일한 내용이고 또 신민당내의 통합서명과 모임인 「정치발전연구회」와도 사전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그들간에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것 같다.
그러나 김대중 총재를 비롯한 신민당의 주류측에서는 현실을 무시한 발상이라며 외면하고 있어 당분간 이 통합안을 두고 협상이 이뤄질 전망은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보면 「당분간만」 협상전망이 서지않는게 아니라 언제가서 통합움직임이 있을지 조차 알수없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야당 통합을 고대하는 국민들로서는 원망스럽기 짝이 없다. 더욱이 14대 총선이 불과 6개월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생각을 해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지난번 시도의원 선거때와 같은 여당 압승의 결과가 14대 총선에서 되풀이 된다면 그 역사적 책임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목전의 이익보다 역사적 안목에서 곰곰히 생각해야 할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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