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핵감축 밝은 전망/중동문제등 공감대 넓혀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대소경협문제 다음으로 심각하게 토의된 이슈는 군축과 지역 분쟁문제였다.
▷군축◁
『START는 이제부터가 START다』 미소양국의 역사적인 전략무기 감축협정(START) 서명에 즈음해 세계군축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이같은 말을 하고있다.
즉 미소가 자국보유 핵무기를 각각 28%와 35%씩 감축키로 한 이번 START조인은 세계군축사상 가장 획기적인 사건임에는 틀림없지만 세계는 아직 핵전쟁의 공포에서 해방됐다고 말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앞으로 군축문제는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는 뜻이다.
이번 1단계 START의 경우 상당한 양의 장거리 핵미사일 감축에도 불구,다탄두미사일 등 대량살상 파괴무기들이 제외되는 등 질보다 양에 치중했다는 평을 받고있다.
따라서 START 이후 제2단계 START협상에서는 미소양국이 핵전억지에 필요한 최소 수준으로 핵무기를 감축해야 한다.
미소는 물론 2단계 START의 필요성에 대해 이미 지난해 제네바 정상회담에서 견해를 같이 한 바 있다.
또 셰바르드나제 전 소련 외무장관도 앞으로 미소양국이 새로운 군축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으며 베스메르트니흐 소 외무장관도 베이커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 군비통제에 관한 새로운 제안을 하는 등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그러면 2단계 START는 과연 어느정도 수준에서 결말을 지을 것이며,미소양국만이 군축협상을 할 것인가라는 점이 의문으로 대두된다.
미국의 START협상 실무자였던 한 전문가는 최근 인터내셔널 해럴드트리뷴지와의 회견에서 미소가 양국 보유핵무기를 4천∼5천기 수준으로 대폭 감축할 경우 영불중 등 타 핵무기보유국들을 군축협상의 테이블에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베스메르트니흐 소외무가 유엔안보리 5개 상임 이사국간에 새로운 최소 핵억지력 보유개념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한 내용과 맥을 같이한다.
부시 미 대통령은 소련을 대결이 아닌 안보와 경제협력의 차원에서 볼 것이라고 천명했으며 고르바초프 소대통령도 적이 아닌 동반자의 시대가 열렸음을 선언했다.
올 가을께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제2단계 START가 이같은 미소 동반자 시대의 분위기를 타고 제대로 방향을 잡아간다면 인류는 핵의 공포에서 벗어나 진정한 평화시대를 맞이하게 될는지도 모른다.
▷지역분쟁◁
미소 신협력시대로 조성된 국제질서는 자칫하면 지역분쟁으로 그 균형이 깨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이슈가 됐다.
무엇보다도 걸프전 이후 중동지역의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미소간의 중재노력은 조만간 아랍이스라엘간의 평화협상회담 개최로 가시화될 전망이다.
미소는 걸프전때와 마찬가지로 중동문제에 관해 그동안 상호 협력해왔으며 앞으로도 이같은 협조체제가 계속될 것은 분명하다. 다만 미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되지만 대세는 평화협상쪽으로 기울고 있어 이스라엘이 입장의 변화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소련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는 발트3국 쿠바 및 쿠릴 열도문제 등 3개 현안을 제기했다. 소련은 이에대해 구체적 응답을 회피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상당한 공감대를 넓혔을 것만은 확실하다.
고르바초프는 이미 발트3국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한다고 천명한 바 있고 신연방조약안도 거의 마무리된 만큼 유연한 자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쿠바문제 역시 소련이 과거보다 지원을 대폭적으로 줄인만큼 미국이 크게 우려할 상황이 아니며 경제개혁에 일본의 원조가 필요한 소련은 어떤 식으로든 북방 4개 도서문제를 일본과 협상할게 확실하다.
이밖에 아프가니스탄 캄보디아 문제 등은 유엔의 중재아래 당사자들과의 협상을 통해 처리한다는 종래 방침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소는 지난번 G7회담에서 확인했듯이 이 지역 분쟁을 유엔의 틀안에서 해결해야한다는 점을 다시 강조함으로써 앞으로 양국이 유엔의 역할강화에 공동보조를 취할것이 분명하다. 남북한이 8월부터 유엔에 동시가입하는 상황에서 미소양국이 유엔의 평화적 중재역할에 기대를 건다는 점을 감안하면 남북한의 통일문제도 한단계 높은 차원에서 고려해야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미소는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세계초강대국으로서 지역분쟁 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계속해갈 전망이다.<이장훈기자>이장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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