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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과제는 소련자신(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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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과제는 소련자신(사설)

입력
1991.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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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미국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30일 모스크바에서 적대자가 아니라 「협력자」로 첫 회담을 시작했다. 두 지도자의 만남은 공식적으로는 10년동안의 줄다리기 끝에 이루어진 전략무기감축협정에 도장을 찍기 위한 것이지만,이 협정은 「냉전 종막」의 상징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두나라는 이 협정으로 전략핵전력을 대충 30% 줄이게 된다. 이로써 두 지도자는 냉전시대 최대의 유산을 청산하고 그럼으로써 「40년 냉전」의 막을 내리게 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의 중요한 의제는 이미 합의를 본 전략핵무기감축협정이 아니라,그 뒤의 문제가 된다. 당면한 국제적인 문제로 중동의 평화가 있고,한반도가 의제에 오를 것으로 확인됐다.

한반도에 관해서는 남북한의 유엔가입이라는 절차상의 문제도 있지만,북한의 핵문제를 주로하는 평화체제 구축의 장래가 어떤 형태로건 논의될 것으로 짐작된다. 이 과정에서 동북아의 군사적 균형에 관한 두나라의 기본적인 구상이나 입장이 밝혀질 것이다.

그러나 이번 회담 최대의 과제는 역시 냉전시대 초강대국 정치의 대상이었던 「세계」가 아니라,바로 소련 자신의 문제에 있을 것이다. 부시나 고르바초프나 소련이 더 이상 혼란에 빠지고 개혁과 개방의 시계바늘이 거꾸로 가는 사태만은 막아야 될 절박한 과제를 안고 회담에 임하고 있다.

10년만에 매듭지어진 전략핵감축협정도 미국의 원조를 끌어내기 위해 마련된 정치적 선물이라고 볼수 있다.

소련에 대한 미국의 원조정책은 지난번 서방선진 7개국 정상회담에서 확인된 것처럼 소련경제의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기술원조에 국한된다는 입장을 지키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부시대통령은 소련의 정치·경제적 개혁이라는 엄격한 전제조건 밑에 선뜻 실질적 원조의 약속은 하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아마도 소련에 대해 무역상 최혜국 대우를 하겠다는 것이 유일한 선물이 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미국이 만일 소련의 개혁·개방을 돕기를 원한다면,고르바초프체제에 힘이 될수있는 「기여」를 해야할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 될것인가에 세계의 관심이 쏠릴 것이다.

한걸음 나아가 우리로서는 유럽을 주요 무대로 하는 군축협상의 종결은 아시아에서의 군축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 모스크바 미소정상회담은 아시아지역의 냉전종결에 실질적인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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