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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비경쟁서 이념대립까지 해소(미·소 신협력시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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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비경쟁서 이념대립까지 해소(미·소 신협력시대:1)

입력
1991.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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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 본지특약/고르비 개혁가속·대폭양보에/실용주의적 부시 신뢰감가져세계초강대국인 미국과 소련은 이번 모스크바정상회담을 계기로 새로운 협력시대를 활짝 열 전망이다.

소련은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이후 개혁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미국은 팍스아메리카나로 대변되는 국제신질서를 주도하면서 그동안 신데탕트로 구축된 소련과의 대결구도를 청산하고 있다.

한국일보는 이같은 양국의 신협력 시대를 맞아,앞으로 전개될 미소간의 협력관계를 각분야별로 4회에 걸쳐 진단한다.

다음은 시리즈 1회로 본보와 특약관계에 있는 미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미소 정상회담의 의미와 양국의 신뢰구축 관계를 분석한 기사이다.<편집자주>

오늘부터 이틀간 미소양국 대통령들은 모스크바의 크렘린궁 성블라디미르홀에서 만나 9년간 계속돼온 전략무기 감축협상(START)을 종결짓는 조약에 서명한다.

미하일·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조지·부시 미 대통령은 이전의 수많은 정상회담에서 그들의 전임자들이 했던 것처럼 조약에 서명한 후 미소를 지은채 악수를 나누고 펜을 교환할 것이다.

그러나 최근 소련내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 예전과 같지않기 때문에 이번 회담은 이전의 정상회담들과는 다소 다른 분위기를 띨것이다.

START협상이 시작된 지난 82년 크렘린은 동구뿐만 아니라 아프가니스탄을 무력점령한 레오니드·브레즈네프가 장악하고 있었고 백악관의 주인은 소련을 「악의 제국」으로 비난하기를 주저하지 않던 로널드·레이건이었다. 당시 미국의 최우선 과제는 바르샤바조약기구의 서유럽침공과 소련전략 로켓부대의 미 본토 핵공격을 저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조지·부시는 소련이 제3차 세계대전을 도발할 것인가라는 문제보다는 소련의 내전발발 여부를 더욱 우려하고 있다. 부시는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소련의 강력함보다는 취약함을 우려하며 임기의 대부분을 보내고 있다.

사실 CIA나 펜타곤의 전문가들은 최근 소련의 기습공격보다는 전술핵이나 생화학무기가 소련내 분리주의 세력이나 국제무기 시장의 검은 상인들의 손으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을 더욱 우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 방위전문가들은 소련의 전략로켓부대가 장차 미국에 위협이될 것이라는 점을 전적으로 배제하지는 않는다.

브렌트·스코크로프트 대통령 안보담당관은 『적의 의도 보다는 능력에 관심을 집중하라. 의도는 밤사이에 바뀔수 있기 때문』이라는 군사격언을 즐겨 인용한다.

이번 START 타결과정에서 부시와 고르바초프는 세부사항에는 신경을 쓰지않았다. 그들의 관심사는 이번 조약이 공평한 흥정의 결과로 보이도록 하고 그럼으로써 소련이 내부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세계평화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기만이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미국은 요구한 바를 얻었으며 고르바초프는 전반적인 열세의 입장을 수용했다.

아마겟돈(최후의 대결전)을 저지하는 것은 미소 지도자들의 유일한 공동목표였다. 이 때문에 군비통제는 항상 양국 정상회담의 주요의제가 돼왔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군비는 양국간 적대관계의 결과이지 원인은 아니었다. 원인은 이데올로기와 지정학적 대립이었다.

미소 관리들은 이데올로기와 지정학적 대립에 관해서도 대화를 갖기는 했다. 그러나 그들은 군비경쟁의 제한문제에서만 합의에 도달할수 있었다.

그외의 문제들에서 양국간의 대화는 미국의 요구와 소련의 거부로 일관돼 왔다.

이 모든 것을 고르바초프가 일변시켰다. 그는 논란이 있는 주요문제를 의제에 포함시켰으며 많은 양보를 했다.

무엇보다도 고르바초프는 동구에 대한 소련의 지배를 종식시켰으며 군비통제 과정도 가속화시켰다.

이후 미소간의 대화는 소련이 양보하고 미국은 더 양보할 것을 요구하는 식으로 변했다.

부시의 경우 취임초기에는 소련의 변화와 고르바초프의 개혁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없었다. 때문에 그는 단지 관찰만 하면서 기다리는 태도를 취했다. 그는 또한 고르바초프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는지에 대해서도 레이건만큼도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제임스·베이커는 예두아르트·셰바르드나제와의 교분을 통해 소련 국내정치가 소련 외교정책의 가장 중요한 결정인자라는 사실을 깨달았으며 고르바초프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정치,경제적 도전들이 군비통제로부터 지역분쟁에 이르는 모든 문제에 관한 지렛대가 될수있음을 이해하게 됐다.

배이커는 이후 고르바초프와의 흥정이 좋은 것이라면 흥정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으며 이것이 부시의 실용주의와 맞아떨어진 것이다.

부시는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정치지도자 개인이 추상적인 세력보다 중요하다고 믿고있으며 고르바초프가 바로 그러한 지도자라고 믿고 있다.

◇용어해설

▲전략핵병기=6천4백㎞ 이상 떨어진 목표물에 대해 직접 핵공격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병기를 통칭. ICBM,SLBM,ALCM,SLCM 등.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미소 양국의 지상기지로부터 발사돼 상대국을 직접 공격할 능력을 갖고있는 병기. 탄두각각에 목표를 설정한 MIRV(각개유도 다핵탄두)화한 핵무기가 주력임. 미의 미니트맨,소련의 SS18이 대표적.

▲SLBM(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ubmarine Launch­ed Ballistic Missile)=바다 깊은 곳을 항해하는 잠수함으로부터 발사되기 때문에 선제공격시 성공확률이 높다.

▲SLCM(잠수함발사 순항미사일,Submarine Launch­ed Cruise Missile),ALCM(공중사 순항미사일,Air Launched Cruise Missile)=순항미사일은 제트엔진과 날개가 부착된 무인유도 미사일로 탄도미사일에 비해 사정거리가 짧고 속도가 느린반면,저고도 비행이 가능,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다. 사정거리는 약 2천5백㎞.<8월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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