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양사건의 엄청난 의혹과 숨겨진 비밀은 과연 그 전모가 속 시원히 드러날 것인가. 검찰의 직접수사 10일을 넘긴 지금에도 궁금증과 의문은 더 커져 가고만 있다.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고 있는 온갖 주장·제보·소문들은 국민들을 더욱 어리둥절하게 하고 혼란시키고 있을 뿐이다. 배후로 폭로되고 추정되어 조사대상에 오른 (주)세모의 유병언 사장과 구원파라는 종교집단의 온갖 이상스런 배후와 행적,그리고 오대양 교주 박순자여인과 유사장간의 유일한 사채전달 연결고리로 떠오른 송재화 여인의 행방 등을 놓고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어 마치 전국적 「푸닥거리」라도 벌이고 있는 듯한 혼란상이다.
이같은 현상은 지금껏 드러난 온갖 사실들이 아무런 확인이나 검증절차없이 무분별하게 국민들에게 쏟아져 이제는 돌이킬수 없는 지경에 이른감마저 없지 않다. 이 시점에서 솔직히 여러가지 걱정이 앞선다.
그런 걱정의 하나는 이처럼 중대한 사안의 수사를 과연 기본적인 수사원칙을 도외시한채 여론수사식으로 느슨하게 몰고가도 되느냐하는 점이다.
40명에 가까운 생명과 1백70억원에 이르는 돈,그리고 사회를 어지럽히는 사교집단에 관한 실로 엄청난 의혹사건 수사인데 당초의 경찰수사는 축소에 급급했었고,빗발치는 여론에 따라 시작된 검찰수사도 문제가 있다.
당연히 서울쪽에서 맡아 전국규모의 철저한 광역·공조수사를 펴야할 것을 지방검찰청에 맡긴 것부터가 그랬고,지난 10여일의 수사과정에서도 배후나 관련자들의 온갖 혐의사실들이 언제나 보도기관에 의해 미리 노출되면 그제야 뒤를 쫓는듯한 미온적인 자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국민적 관심도에 응하고 공개수사에 따른 시민의 협조 등 도움을 노릴수도 있으나,배후나 관련자들에 대한 결정적 단서나 증거가 포착되기 전에 수사방향이나 혐의점들이 노출되면서 수사가 여론에 따라 춤출수는 없는 일이다.
구체적으로 결정적 단서를 쥔 송여인의 행방을 놓고서도 이미 죽었을 것이라는 걱정이 시중에 번지고 있는 사실이야말로 이번 수사의 허점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다른 걱정은 배후세력에 대한 확고한 수사의지를 과연 가지고 있느냐는 점이다. 이미 여러가지 상황과 증거에 의해 배후로 지목되어 검찰소환을 앞두고 있는 세모 유사장의 지원배후로 전경환 전 새마을회장 이름이 등장하는가 하면 유씨가 집권당의 후원회원이자 월계수회원이라는 주장마저 나오는 마당인 것이다.
이번 사건은 결코 유야무야로 흘려보낼 사건이 못된다. 국민적 판단이나 기대도 이미 그럴수 있는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 이같은 어려운 시점에서 검찰은 보도매체의 무분별한 취재경쟁이나 선정주의 보도에 대해 협력을 구하면서 짜임새 있는 비밀수사를 속도감 있게 진행시켜야 한다. 지금과 같은 무책임한 여론수사로는 실체의 진실을 파헤치기가 어려울 것이다. 보도기관의 자제와 함께 검찰의 분발을 촉구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