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당의 주류와 정발연간 알력이 공천헌금문제 시비로 이어지더니 급기야는 「서로 함께 자리할수 없는」 싸움의 양태로까지 급변하고 있다.지난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발연소속 이형배 의원에 대한 당기위 회부결정이 있은후 이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보자고 소집된 26일의 의원총회는 다시 정발연 리더격인 조윤형 국회부의장을 당기위원회에 회부시키기로 했다.
이의원에 대한 당기위 회부사유는 『공천헌금설을 언론에 흘렸으며 특히 김대중총재 가족을 연루시켰다』는 것. 그리고 조부의장의 「혐의」는 『공천헌금 수수과정을 언론에 정밀하게 상황묘사함으로써 이의원의 설을 입증하는 인상을 주었다』는 것이다.
정당조직원의 일원으로서,또 선량의 신분으로서 수년전의 일들을 끄집어내 자신들이 주장하는 당내 민주화의 논리적 근거로 삼은것이 보기좋은 모습은 아니다. 더구나 김대중 총재의 2선후퇴 분위기를 끌어낼 요량으로 『공론화되어도 좋다』는 미필적 고의를 갖고 있었다면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이런점을 감안한다해도 정치적 최고형벌인 당기위 회부란 칼날을 선뜻 휘두른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동안 쌓였던 감정을 그대로 쏟아낸 「보복」이란 인상이 짙다. 한마디로 공당이 취할 태도는 아니란 얘기다.
정당의 생명은 무엇인가. 제각기 다른 목소리가 표출될 가능성이 상존해야 그 정당은 살아있다고 할 수 있다. 서로 상반된 의견이 어떤 형태로 모아져 가느냐가 정당의 발전수위를 결정짓는 것이다.
지난번 기초·광역의회선거를 거치면서 신민당이 기존의 지분에서 한걸음도 더 나아가지 못한것도 이같은 생명력 부재와 결코 무관하다고 할수없을 것이다.
어느틈에 고착화돼 버린 「불가근의 성역」에 대한 언급이 곧바로 해당행위로 치부돼 버리는 당내 분위기가 이번 정발연 멤버들에 대한 반격으로 그대로 나타났다는 느낌이다.
특히 당의 대표로 선출한 현직 국회부의장에 대해 앞뒤 가리지 않고 대뜸 함께할 수 없는 사람으로 「단죄」해 버리는 것은 아무래도 앞뒤가 맞지 않는 것같다.
자기식구의 이견을 「죄」로 다스릴 수밖에 없다면 일반국민의 여론은 무엇으로 포용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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