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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체제개혁에 새이정표 세워/내일 공산당 중앙위총회…신강령 통과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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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체제개혁에 새이정표 세워/내일 공산당 중앙위총회…신강령 통과확실

입력
1991.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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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위한 이념 수정 혁명적 변신/보수세력 궁지… “고르비 행로 순풍”소련 공산당은 25일부터 열리는 중앙위 총회에서 서구식 사회민주주의 정당으로의 역사적 변신을 결정,페레스트로이카의 행로에 기념비적 이정표를 세울것으로 보인다.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이번 중앙위 총회에 마르크스 레닌주의 대신 사회민주주의를 최고 이념으로 하는 새로운 당강령 초안을 제출할 것이라는 보도는 고르바초프의 체제 개혁과정에서 당연하면서도 불가피한 수순을 전하고 있다.

이 신강령초안은 본질적 내용의 수정없이 중앙위 총회에서 채택될 것이 확실시 된다. 무엇보다도 공산당 자체가 생존을 위해서는 변신이 절박하고,고르바초프의 정치개혁안이 공식결정 과정에서 좌초한 전례를 없기 때문이다.

개혁파 신문 네자비시마야 가제타가 전하는 신강령초안은 소련 공산당이 창당이래 70여년간 신성불가침의 이념으로 고수해 온 마르크스 레닌주의를 절대적 지위에서 끌어 내렸다는 점에서 실로 혁명적이라 할만하다.

그러나 고르바초프 개혁은 그동안 이 체제의 절대이념에 대한 끊임없는 비판과 수정을 토대로 전행돼,마르크스 레닌주의는 사실상 이미 오래전 소련 체제의 지도이념으로서의 권위를 상실했다.

이와함께 마르크스 레닌주의의 수호자인 공산당은 이념보다 앞서 체제내의 절대적 지위를 공식적으로 상실했다. 지난해 채택된 소련의 신헌법은 공산당 독재를 폐기,공산당을 다른 사회세력과 함께 체제를 이끄는 존재로 격하시켰다.

이에따라 지난해 7월 공산당 대회가 당강령의 효력을 정지시키고 신강령 작성을 결정했을때 이미 당지도 이념의 근본 수정이 예고됐었다.

한층 중요한 것은 지난 1년여사이 숨가쁘게 진행돼온 정치·경제·사회적 변혁이다.

소련의 중추 러시아공화국을 비롯한 많은 공산국에서 공산당은 민중의 지지를 상실,서구적 사회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표방한 비공산개혁 세력에 권력을 던져주었다.

경제 사회적으로도 시장경제 실험의 확대와 민주화에 따른 다양한 사회세력 및 이념의 대두 등 급변하고 있는 시대상황은 달라진 국민의 요구에 적응할수 있는 새로운 이념의 제시를 절박하게 만들었다. 신강령초안이 「인간적이고 민주적인 사회주의」를 새로운 당이념으로 설정한 것은 고르바초프가 외쳐온 「인간의 모습을 가진 사회주의」를 그대로 수용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는 공산당이 이제 페레스트로이카의 주류에 합류한다는 선언이라고도 할수 있다.

신강령 채택을 낙관할수 있는 또다른 근거는 공산당 보수파에 대한 고르바초프의 통제력이 최근 한층 강화된 사실이다.

지난 6월 고르바초프와 9개 공화국 대통령이 합의한 신연방조약안은 조약체결 6개월내에 연방과 공화국간의 관계를 새로 규정할 신헌법 제정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따라 내년중 연방 대통령과 의회 등 모든 권력기구를 민주선거에 의해 선출하게 된다.

이같은 정치일정은 공산당을 기로에 몰고 있다. 즉 변신이 없이는 이미 상당수 공화국을 장악한 개혁파 사회민주주의 세력에게 연방차원의 권력 마저 내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신연방조약과 경제개혁안채택을 놓고 파블로프 연방총리와 야조프 국방장관 크로츠코프 KGB의장 푸고내무장관 등 보수세력의 「반란」설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 고르바초프는 옐친 등 공화국 대통령들과의 신연방조약 합의 및 G7회담 참석 관철 등을 업고 일거에 보수세력의 이견을 제압했다. 네자비시마야 가제타지는 『고르바초프가 나무 방망이를 내리치자 야조프 크류츠코프 푸고는 침묵했고,파블로프는 고르바초프가 불러주는 경제개혁안을 받아썼다』고 전했었다.

옐친이 고르바초프의 가장 강력한 「반군」으로 복귀한 것과 함께 셰바르드나제 등 개혁진영의 맹장들이 민주신당을 창설,내년 고르바초프의 대통령 선거를 지원할 태세인것도 공산당 보수세력을 궁지에 몰고 있다.

런던 G7회담에서 고르바초프가 「빈손」으로 돌아와 궁지에 몰렸다는 서방보수 언론의 왜곡과는 달리 소련인들은 소련의 국제경제 참여길이 열림에 따라 개혁의 장래를 낙관하는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독일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타게스 슈피겔지는 『고르바초프 개혁은 이제 순풍을 타고 있다』고 규정했다.

공산당의 신강령 채택은 사회민주주의 정당에 걸맞는 당명칭 변경과 함께 고르바초프의 서기장사임 등 또다른 혁명적 변화를 예고한다. 고르바초프는 공산당이 다른 개혁 정당들과 함께 공존하는 정치상황하에서 「초월적 중립」을 표방,대통령직만 가질 공산이 높다.

이같은 상황에서 공산당과 민주신당 세력은 내년 의회선거를 전후해 다양한 이합집산을 계속하면서 소련의 민주정치 지도를 그려낼 것으로 전망된다.<베를린=강병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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