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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외유 재연/유성식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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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외유 재연/유성식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1.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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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하게 굴러가던 제1백55회 임시국회가 그나마 회기를 하루 단축하며 막을 내리자 이번에도 어김없이 집단외유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모두 25개팀 1백10명이 국회예산으로 공식외교활동에 나서는 것을 비롯,「입법자료수집」 등 명분으로 자비여행을 떠날 의원까지 합치면 전체의원의 절반가까운 1백50명이 봇물터지듯 외유길에 오른다. 상공위 뇌물외유 사건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장마철의 집중호우 같은 외유사태가 또다시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상공위 사건의 여파에다 잇단 지자제 선거로 외유가 자제되었다지만 이번의 외유규모는 사실상 사상최대이다.

여기에는 다가오는 총선때문에 「이번에 못가면 앞으로 어렵다」는 막판 심리와 책정된 예산을 써버려야 한다는 「무책임성」까지 일조를 하고 있다.

상공위 뇌물외유 사건때 그토록 호된 질책을 받아놓고도 또다시 구태를 반복하는 의원들의 모습을 보고 국회에서 공인의식을 찾는다는 것은 정말로 공염불이라는 생각이 새삼 든다.

의원들의 방문대상국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유럽과 미국 등에 몰려있다. 또 북방외교탓으로 소련과 중국 및 동구가 끼여있음도 매한가지이다. 의원들이 방문대상으로 삼은 나라들이 지금 대부분이 휴가철이다. 이 때문에 일정을 잡지못해 허둥대고 있다는 뒷얘기마저 들리고 있다.

어쩌면 그렇게도 겨울 휴가철에 나가 걸프전의 와중에서 쇼핑관광을 하고 돌아왔다가 말썽이난 지난 겨울의 경우와 똑같을 수 있을까.

단지 그때와 다른점이 있다면 의원외유에 쏠리는 따가운 눈총을 의식해 은밀히 추진되고 있다는 점 정도이다. 국회사무처는 외유일정이나 규모에 애써 함구하고 있고 의원 자신들도 그저 조용히 있다가 훌쩍 떠나겠다는 자세이다.

총력전의 양태를 띠어가고 있는 국제외교전에서 의원외교의 중요성이 날로 커져가고 있고 의원들의 의정수행에 해외자료 수집이나 선진제도 시찰이 필요하다는 점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쉬쉬하면서 몰래 출국하는 의원들의 모습은 바람직한 의원외유상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는데 문제가 있다.

떳떳하게 일정을 밝히며 생산적인 외유를 하는 의원들의 당당한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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