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묵인하에 아예 출근않기도서울시와 산하 22개 구청 공무원들이 승진시험준비를 위해 장기간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많아 행정공백과 대민업무차질을 빚고 있다. 일부 공무원들은 벌써 6개월째나 업무를 제쳐둔채 조용한 곳을 찾아가 책과 씨름하고 있어 업무량이 늘어난 다른 직원들과의 갈등마저 생기는 실정이다.
서울시와 산하 구청들이 이처럼 시험몸살을 앓는 이유는 서울특별시 행정특례에 관한 법률시행령이 7월1일자로 발효돼 서울시가 내무부의 지휘감독을 받게되면서 종전엔 11∼12월에 실시되는 총무처주관 시험을 준비해온 서울시 공무원들이 예상보다 2개월 가량 빨리 9월께 실시될 것으로 알려진 내무부주관 시험을 치르게 됐기 때문.
5급 사무관 승진의 경우 강남구청에서는 응시예정자가 일선행정의 실무 책임자인 계장급과 민원일선의 책임자인 동사무소 사무장 등 10명으로 개인차는 있으나 벌써 6개월째 출근을 하지않거나 출근후 곧바로 퇴근,공부에 전념하고 있다.
이에따라 민원행정·토목·세무업무 등은 선임주임이 도맡고 있으며 역삼·도곡·신사동은 서무·민원주임 등이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한 구청직원은 『시험이 임박해지면 관례대로 일이 수월한 사람들이 6개월 정도 전부터 빠져나가곤 했다』며 『최근엔 여름휴가가 시작되자 응시예정자 전원이 휴가 등을 핑계로 출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간부들도 대체로 이를 묵인하고 있어 승진시험 대상자가 아닌 직원들만 일거리가 부쩍 늘어났다.
강동구청의 경우 5급시험 대상자는 10여명 가량,6∼8급시험 대상자는 1백20명 가량으로 이중 시험공부를 위해 휴가를 내거나 출근하지 않는 직원이 5급의 경우 절반가량 된다.
구청의 한 직원은 『출·퇴근 점검을 강화하고 있으나 휴가·출장 등 각종 핑계로 빠져나가는 사례가 많은 실정』이라며 『출근한 직원도 수험도서만 붙잡고 있어 업무가 순조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구청보다 더 심각한 곳은 동사무소. 동행정을 관장하고 실무를 총괄하는 사무장이 자리를 비울경우 결재가 정지되고 민원인들에게 불편이 초래된다.
이같이 자리를 비우는 동별 수험대상자는 평균 4∼5명이나 돼 주민들의 불평이 커지고 있다.
압구정동에 사는 김모씨(42·회사원)는 『주민등록등본·인감을 떼러갔다가 몇시간을 기다린 일이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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