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좌이론가들 개혁파에 포문/등력군등 주축 「제2문혁」 위협/당내 권력투쟁 비화 가능성도【홍콩=유주석특파원】 금년말의 당중앙위 전체회의(13기 8중전회)와 내년 전당대회(14 전대)를 앞두고 중국 공산당이 또 한차례의 거센 이념 및 노선투쟁의 돌풍에 휘말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내 극좌이론가들은 최근 「주자파」로부터 이 나라를 보호하기 위해 제2의 문화혁명을 발동해야할때가 왔다는 식의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지난 18일자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지는 최근의 이러한 동향을 심충보도하면서 중국이 또다시 혼돈에 빠져들게될 것인지 커다란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중국내 좌파세력의 가혹한 수법에 익숙해 있는 지식인들 조차도 최근 이들의 노골적인 제2문화혁명발동 위협에 경악하고 있다.
당내의 대표적인 극좌이론가 등력군은 지난봄이후 여러 차례 연설을 통해 과거 「주자파」에 대해 모택동이 벌였던 지각변동과도 같은 대량 말살 운동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계속해오고 있다.
등력군은 과거 당중앙선전 국장을 맡았던 인물로 지난 87년 최고 실권자 등소평과 당시 총서기였던 조자양에 의해 실각됐으나 6·4사건이후 활발한 활동과 함께 실질적인 의미에서 이론·선전 분야에 막강한 영향력을 다시 행사해오고 있다.
등력군은 『문화혁명을 새로이 평가해야만 하며 이 운동이 부분적으로 정확한 것이었다는 사실이 재긍정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모주석의 주자파에 대한 공격은 옳았으며 다만 문화혁명이 수행되는 과정에서 그 본질 목표가 흐려졌던것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더 나아가 당내 자유화 지지세력을 향해 중국을 「평화적 변혁」(「화평연변」)으로 몰고 가려는 제5열이라고 매도했다.
문화혁명의 본질적 정당성을 주장하는 또 하나의 인물은 사회과학원의 미래학자 하신이다.
하는 국제전략에 관해 이붕총리를 조언하고 있는 인물로 중국은 신제국주의 세력과의 전쟁에 대비해야만 된다는 주장을 펴고있다.
하의 이론에 따르면 세계의 선진열강은 중국이 그 능력과 위상에 걸맞는 국제적 역할을 수행하려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앞으로 3년이내에 중국을 공격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는 것이다.
세계의 남북간 그리고 자본주의 진영 내부에서 심화되고 있는 모순들에 비춰 앞으로 10년이내에 「제3 세계의 전쟁」이 발발하게 될것으로 하신은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경제건설을 포함한 모든 국가전략은 이같은 전쟁에 관한 전망들을 염두에둔 것이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러기 위해서 국방관련 산업에 높은 우선 순위를 두고,인민 대중에게는 검소한 생활과 열렬한 투쟁을 강조하는 모시대의 「전쟁 경제학」이 다시 필요하다고 하는 주장하고 있다.
등력군과 하신으로 대표되는 당내 극좌세력의 이같은 견해들이 최근 관영 언론들에 크게 보도되고 있다.
중국의 좌파세력들은 과연 중국을 또 한번 문혁의 혼돈으로 몰고갈수 있을것인가.
이에대한 대다수 중국문제 분석가들의 대답은 아직은 부정적이다.
등소평이 이끄는 개혁파가 여전히 정권을 장악하고 있고,서방 세계의 투자와 협력에 대한 의존도에 비추어볼때 중국에서 문화대혁명이 또 다시 과거와 똑같은 모습으로 되살아나지는 못하리라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6·4사건이후,문혁 10년의 혼돈을 닮은 요소들이 다시 크게 고개를 쳐들고 있는것만은 분명하다.
최근의 한 당내 부문건은 『외국에 거점을 둔 정부 전복기도 세력과 내부의 반당 세력이 중국 공산당을 앙면 공격하고 있다』면서 60년대말 직전 미국내 반중국세력이 주동이된 제국주의 세력의 중국 압살 책동을 상기 시키고 있다.
「내부의 반당세력」은 당기율과 정치사상 교육의 해이를 틈타 당내에서 오히려 세력과 지위의 상승을 계속해왔다고 이문건은 공격하고 있다.
좌파세력들은 특히 실각한 조자양 전총서기의 측근 인물로 꼽혀온 호계립,예행문,염명복 등 3명이 지난 5월 복권되면서 당내 「주자세력」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과 정부의 공안·수사기관을 망라한 「사회치리중앙위원회」가 신설되고,최근에는 당중앙조직국이 당간부들의 「순수성 유지」를 위한 새로운 심사숙청 계획을 발표해 8중전회와 14전대를 앞두고 노선·이념·투쟁을 앞세운 당내 권력투쟁의 조짐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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