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자유시장경제 편입 “공인”/유엔강화·UR 연내타결 다짐등도 성과선진 7개국의 경제정책 협조문제를 주로 논의해왔던 G7의 연례정상회담은 이번 제17차 런던회담에서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말미에 참석함으로써 종래와는 다른 「G7+1」이라는 새로운 협력구도를 그려냈다.
이것은 동구혁명 이후의 세계가 자유시장경제와 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는 시점에서 볼때 더욱 값지다. 고르바초프는 이를 「우리는 한 문명속에 살고 있다」는 동질성의 표현으로 대신했다.
G7은 이번 회담의 초점으로 부상한 대소 경제원조 규모를 당초 예상대로 결정하지 않았으나 소련의 개혁에 지지를 표명하면서 소련경제를 세계경제의 일원으로 맞이할 6개항의 지원방안을 메이저 영국총리를 통해 발표했다.
소련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의 준 회원자격을 얻은것은 정회원 가입을 주장했던 콜 독일 총리나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안드레오티 이탈리아 총리 등의 대소련 적극 지원론이 미국,일본,영국,캐나다 등의 신중론에 밀렸다고 봐야한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점은 소련측이 야블란스키와 하버드대가 공동작성한 소위 「대바겐」 안에서 루블통화 안정기금,상품구입기금,외채연기 등의 명목으로 연간 3백억달러씩 총 1천여억달러를 요구했던 것과는 달리 고르바초프가 구체적 지원요구액수를 밝히지 않은 것이다.
고르바초프는 다만 소련은 자원이 많으나 시장이 개발되지 않았다면서 석유·수송 등 여러분야에 걸쳐 수십억달러 규모의 사업이 있으며 이는 상호이익이 될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G7회담의 직접적 성과는 아니지만 10년간 끌어온 「매우 어려운 일」(고르바초프의 표현)인 전략무기의 30% 삭감을 위한 전략무기 감축협상(START)의 타결에 미소가 전격합의하고 고르바초프가 부시를 소련으로 초청한 사실도 커다란 수확이며 냉전종식을 보여주는 또하나의 사례다.
이번 START 타결은 서방의 대소원조자세에 분명히 긍정적 요소가 될것으로 분석된다.
「G7」이 「G8」로 바뀌리라는 예측은 시기상조지만 메이저총리의 G7 의장으로서의 연말 방소나 G7 재무장관단의 방소에서 대소협력이 구체화되고 내년 뮌헨서 열리는 G7에도 소련은 무난히 초청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세계가 추구하는 평화의 신질서는 정치선언에서 유엔기능의 강화로 나타났다.
동서냉전기간중 형체만 남았던 유엔의 평화회복기능은 한국전 이래 처음으로 걸프전에서 성과를 올렸다. G7은 여기에 여세를 몰아 『재활성화된 유엔에 국제질서 강화의 중심적 역할을 맡기자』는데 합의했다.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을 교훈삼아 재래식무기의 이전을 규제할 유엔등록제도를 창설하자는 것은 유엔에 소방수역뿐 아니라 예방기능까지 부여하자는 것이다.
자유와 민주주의의 정신은 경제선언에서도 보호주의를 억제하고 무역확대를 추진하면서 우루과이라운드의 연내타결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데서 나타났다.
특히 G7의 경제선언에서 역동적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아태지역의 국제적 책임을 떠맡는 노력을 환영한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밖에도 G7이 기상이변이나 열대림보호 등 환경보호문제를 강조하고 92년6월 유엔환경회의의 성공을 확신한 것도 점점 중요해지는 환경문제의 비중을 엿보게 한다.
이번 회담에서는 또 의장성명에서 고위남북대화의 재개기대와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에 환영을 표시하고 중국의 인권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으며 일소관계의 완전정상화를 촉구하는 등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
결국 G7의 정치 경제선언과 의장성명에서 드러난 지구적 변화와 고르바초프의 G7참가는 소련의 개혁없이는 불가능했을 것들이다.
고르바초프는 17일 G7과의 회담뒤 기자회견에서 10년이나 미뤄온 START가 타결될수 있는 오늘의 변화는 헬싱키정신이나 파리헌장의 정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결에서 협력으로 시대는 바뀐다면서 소련은 책임을 떠맡을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의 정치선언에서는 소련에 대해 「신사고외교의 지구적 적용」이라는 어휘로 긴장완화를 호소했다.
그런가하면 부시대통령은 고르바초프가 불퇴전의 개혁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한편 G7을 통해 기장 논란을 빚어온 대소 원조문제에 대해 미테랑 불대통령은 원조가 먼저냐 개혁이 먼저냐의 「달걀과 병아리」식 논란을 지양해야 한다면서 지원을 역설했다.
신사고의 지구적 적용에는 안정이 필요하고 그 안정은 경제가 요체가 된다. G7의 소극론자들은 대소지원에 대해 소련이 스스로 돕는것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개혁은 긴과정이고 G7+1은 17일 그 역사적인 첫발을 내디뎠을 뿐이다.<런던=김영환특파원>런던=김영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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