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운영 지분·통합촉구… 기존틀 접목관심/자금·세확장 과제… 주류선 “연구서클” 절하신민당내 통합서명파 의원들의 모임인 「정치발전연구회」(약칭 정발연)가 15일 사무실 개소식을 갖고 본격활동에 들어간다.
「분파활동」에 대한 당내 일부의 부정적시각이 만만치않은 상황에서 지금까지의 비공개 「지하활동」을 청산하고 정식 당내 결사체로서 출범하는 것이다.
그동안 터부시되어온 당내의 계보활동을 공공연히 선언하고 있는 이들의 등장이 신민당 운영에 미칠 파장에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화제로 떠오르는 것이 계보정치시대의 개막여부이다. 그동안 신민당 내에서 공인되었던 의원들의 결사체는 재야입장 인사들의 모임인 평민연 정도였다. 그러나 이들은 계보라기보다는 연구단체수준이었고 그나마 최근들어 활동정지 상태에 있다. 이런 와중에 현역의원이 10여명이나 포진해있고 스스로 「계보」임을 주장하고 있는 정발연이 활동에 들어가자 야당의 계보정치 부활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야권통합운동의 향후 전개양상도 주목거리다. 집단의 무게를 실어 내놓을 이들의 주장이 신민당의 야권통합 행로에 어떤형태로든 변수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벌써 정발연측은 야권원로,민주당,재야 일부 등과 개별적인 접촉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내에 통합논의를 위해 만들어 놓은 통합추진위를 통해 김대중 총재에게 직접 야권접촉에 나서도록 건의해놓고 있다. 이런 사항들은 모두 정발연측의 사전의견조정을 거친 「집단의사」의 성격이었다.
신민당의 일원주의적 당 구조와 운영방식의 변모도 관심거리이다. 계보의 성격을 갖고있으므로 당운영에 일정지분의 배분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기존의 「틀」과 어떻게 접목될 것인가를 벌써부터 점치는 분위기도 있다.
○…정발연은 15일 개소식과 함께 자신들의 내부규약 및 창립선언문을 함께 발표할 예정이다.
모두 8조로 돼있는 규약은 제2조에서 정발연의 목적을 「민주세력의 단결을 위한 야권통합과 당내의 민주적 개혁」으로 제시해놓고 있다.
정발연의 기구는 1백인 이내 이사로 구성되는 이사회와 20인 이내의 운영위원으로 운영위를 두도록 돼있다.
간부진으로는 회장 노승환 최고위원,간사장 정대철,총무간사 이형배,정책연구이사 박실,홍보이사 이상수의원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과 함께 조윤형 국회부의장,김덕규 김득수 김종완 의원과 한영수 오홍석 정진길 장충준 유용근 전의원 등이 운영위원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발연은 이사회를 매년 2회이상,운영위를 매주 1회 개최토록해 운영위를 중심으로 각종 현안을 수시로 논의할 예정이다.
정발연은 서울 마포구 용강동 삼홍물산빌딩 4층에 사무실을 마련했는데 사무장 1명 등 행정관리직 2명과 전문연구위원 2명을 상주토록 한다는 것.
○… 그러나 정발연의 발족으로 초래될 외부상황의 변화가 복잡한만큼 내부사정도 간단치가 않아보인다. 당초 계보활동을 선언했을때 우려됐던 자금 조달의 문제점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실 마련은 노회장이 전담하고 기타비용은 의원들끼리 십시일반으로 부담하고 있다』는게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는 『하지만 앞으로의 조직운영이 더 문제』라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규약은 이 부분을 운영위원의 회비 및 「기타 후원금」으로 충당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이들이 당내 계보로서 어느정도 위상을 갖출경우 당과 별도의 독자적인 재정루트를 확보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회원의 추가확보를 통한 세의 확장도 중요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계보를 선언한 이상 주류측에 대항하는 비주류로서의 영역확보는 필수적이며 의사관철의 기능성증대를 위해서도 동조자를 끌어모으기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정발연측은 『당장의 무리한 「동지규합」은 없을 것』이라며 『현재 참여의사를 밝혀오는 일부 인사에 대해서는 오히려 유보를 당부하고 있을 정도』라고 말하고 있다. 세확보 과정에서 주류측과의 불필요한 갈등을 가급적 피하는 한편 우선 내실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주류측의 향후 대응방향도 이들에게는 큰 짐이다. 주류측은 여전히 정발연을 계보가 아닌 문자그대로 「연구서클」 정도로 평가절하 하고있다.
주류측은 그러면서 이들이 끝까지 계보를 고집할 경우 상응한 대가의 지불과 의무의 이행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즉,『계보로서 당의 일부분을 대표하겠다면 그에맞게 당에 자금도 보태고 의사결정에 있어 다수결 원칙에 복종해야 할것』이라는 논리다.
어떻든 정발연의 정식발족이 신민당내,더 나아가 야권에 어떤 파장을 몰고올지 좀더 지켜봐야할 것같다.<신효섭기자>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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