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 통해 5억원 빌려줘/복희·인희는 절대 범행가담 안했다”지난 87년 자신에 대한 폭행사건을 폭로해 오대양 사건의 발단이 됐던 이상배씨(55·주유소업·충남 부여군 양화면 입포리 74)는 집단변사때 큰딸 선희씨(당시 31세)를 잃고 거액을 날린데다 이번엔 4녀 인희씨(27)가 구속된 오대양의 최대 피해자이다.
『기억조차 하기싫은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시종 눈물을 흘리는 이씨의 말을 들어본다.
오대양과의 관계는.
▲모여중 교사이던 큰딸이 박순자의 마수에 걸려 오대양에 들어간뒤 동생들이 뒤따라 입사,6녀1남이 모두 오대양에 빠져버렸다. 자식들을 통해 82∼87년에 모두 5억원을 박에게 빌려줬다. 당시 대전의 아파트 한채가 2천만원이었다.
폭행사건은 어떻게 일어났나.
▲87년8월 갑자기 6천만원이 필요해 변제를 요구한뒤 8월15일 오라는대로 아내(노금례씨·55) 운전사와 함께 오대양 본사로 찾아갔다가 이번에 자수한 김도현씨 등 10여명에게 당했다. 당시 학사에 있던 딸들에게 전화를 하려는데 『여기가 너희 집이냐』며 다짜고짜 뭇매를 가해 기가 막힐뿐이었다.
그전까진 오대양의 실체를 몰랐나.
▲전혀 몰랐다. 맞고난뒤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이게 아니다」 싶어 형사기동대와 함께 달려가 자식들을 빼냈으나 큰딸은 도망쳐 용인으로 박순자를 따라갔다가 변을 당했다. 당시 오대양 상무이던 큰사위 최의호(31)가 폭행현장에 있었을 정도이니 다들 뭔가에 단단히 홀렸던 셈이다.
자식들은 오대양에서 무슨 일을 했나.
▲이번에 불구속입건된 복희(30)는 박순자 사무실의 전화당번이었고 인희는 사채이자를 전해주는 비서역할을 했다. 당시 고등학생이던 막내는 학교까지 중퇴시키고 공장에서 일을 시키고 있었다.
복희씨 자매로부터 오대양의 자금관리에 대해 들었는가.
▲입사한 자식들을 시켜 부모와 친지 등으로부터 사채를 끌어오게 했다. 은행·우체국 등에 입금하게 한뒤 박과 아들 이영호 두사람이 직접 찾아가고 직원들에겐 이자를 갖다주는 심부름만 시켰다고 들었다. 인희는 하루 수십곳에 이자를 주러다녀 기억도 못할 정도라고 했다.
지금 생각하는 오대양의 실체는.
▲88년에 말세가 온다고 「깨끗이 살다 깨끗이 죽자」며 돈을 끌어모은 사교집단이다. 오대양에서 세뇌당하면 다른 말은 다 거짓으로 알아 자식들은 집단변사사건 후에도 내말을 안믿고 사회 재적응에 고통을 겪었다.
집단변사의 원인과 배후세력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고 이제와 다시 생각하기도 싫다.
인희자매는 범행가담을 믿나.
▲절대 아니다. 복희와 인희가 일했던 사무실은 금남구역이라 자수한 김도현 등이 접근할 수 없다. 이들이 목격했다는 진술은 믿을수 없다. 경찰로부터 나와 달라는 전화를 받고 순순히 출두한 것으로 봐도 둘은 무죄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왔나.
▲마을교회를 다니며 장로가 돼 주일학교일에 몰두했다. 신앙덕이 아니었으면 벌써 다 자살했을 것이다. 자식들은 서울로 학교를 옮겨버렸고 큰딸이 낳은 국교 3학년 손녀까지 키우고 있다. 복희와 인희도 간신히 상처를 씻고 약혼직전이었는데….
최의호씨는 어디 있나.
▲명절때 딸을 보러오는데 서울 남대문의 가게에 점원으로 있다고 들었다.<대전=임시취재반>대전=임시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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