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의 국회 본회의에서 김대중 신민당총재는 「유엔헌장 수락동의안」에 대한 찬성발언을 통해 「남북통일」에 앞서 남쪽내부의 통일이 중요하고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새삼스럽게 그의 설명을 듣지않더라도 지금 우리나라가 지역감정의 열병을 앓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가 알고있는 사실이며,남북통일 못지않게 남한내에서의 지역간 단합의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것도 하나의 국민적 합의를 이루고 있는 사실이라고 하겠다.남북간의 통일문제와 남쪽내부의 지역간 단합문제는 물론 그 내용이나 성질에 있어 전혀 별개의 것이라고 보아야하겠지만 근원적으로 민족적 화합을 기해야한다는 차원에서는 맥을 같이하고 있는 것이고 더욱이나 통일을 전제로한 우리의 정치운영에서 남한내부의 단합은 필수적인 선결요인이 되어야한다는 점에서 김총재의 발언은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성적인 판단으로야 남쪽내부의 지역적 대립이 대북한 정책에까지 어떤 영향을 미칠수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으나 적어도 감정적으로는 남한내부의 단합 하나 이루지못하면서 북한과의 화평과 타협을 논의한다는 것이 어쩐지 석연찮은 느낌을 갖게 만드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오랜동안의 분리와 불신의 누적으로 상호이해와 협력의 기반이 약한 북한과의 관계를 생각할때 앞으로 국제무대에서 서로 협력해나가기 위해서는 적지않은 인내와 꾸준한 이해심의 발로가 요구된다고 보겠는데 그러한 인내와 이해심의 발로가 먼저 남한안에서 실천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고 또 그렇게 하는것이 대북한 자세를 확립하는데 전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믿어진다.
지역감정 문제는 지난 12일의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도 여야의원들에 의해 제기된 바 있거니와 지역감정 해소는 바로 이 시기에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절대명제이며 동시에 통일외교의 기반형성 차원에서도 심도있게 다루어져야할 시의적절한 중대과제라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같다.
정원식 총리도 인정하고 있듯이 지역간 불균형이 정부의 인사나 지역개발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너무나 심하게 표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정부나 국민은 다함께 수치스럽게 여겨야 할 것이며 그런점에서도 북한과의 화합을 도모하는 전제로서 남한의 화합부터 먼저 다져야한다는 김총재의 발언에 우리는 전적인 공감과 지지를 보내고자 한다. 이러한 야당 총재의 강력한 요망은 「이제 우리는 유엔가입을 계기로 내부의 화합을 이뤄 국제질서의 낙오자가 되지않도록 국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민자당의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의 발언에 의해서 재확인되고 있음을 우리는 의미있게 받아들이면서 여와 야 그리고 정부가 합심한 구체적이고도 확실한 지역감정 해소책의 제시를 기대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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