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서… 수용땐 단계적 완전개방화/폭 확대속셈 분석속 방일카드연계 신경【동경=문창재특파원】 일본의 쌀시장개방을 끈질기게 요구해온 미국이 부분개방에 만족하지 못하겠다는 뜻을 공식화,일본을 더욱 곤경으로 몰아붙였다.
12일 미국 케네벙크포트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부시 미 대통령은 우루과이라운드 문제를 언급하면서 『미국은 시장개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농산물에 관해서는 미국은 관세화를 제안한바 있다』고 말했다. 수입관세를 매겨 미국쌀을 사가라는 요구이다.
이에 대해 가이후(해부준수) 일본총리는 『쌀시장문제는 우루과이라운드 교섭과정에서 미국 유럽공동체(EC)의 농업문제와 함께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종전입장을 되풀이했다.
이번 회담에서 쌀시장문제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노골적인 불쾌감을 표했던 지난 4월 회담때와는 달리 매우 부드러운 표현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부분개방을 요구해온 작전을 바꿔 단계적인 완전자유화로 가지않을수 없는 관세화를 요구하고나서 일본정부는 크게 당황하고 있다. 오는 11월말로 연기된 부시의 방일을 앞두고 우선 운을 떼놓고 방일카드로 쓸것임이 분명해진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의 공식요구에 앞서 미국정부는 지난 6월말 이미 서한을 통해 쌀의 관세화를 요구해왔다.
이글버거 국무차관 명의로된 공식서한에서 미국은 『일본이 쌀시장의 부분개방 결단을 내린다해도 미국은 환영하지 않겠다』면서 쌀을 관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세화란 일본쌀이 국제시세보다 7배 정도 비싸므로 처음에는 미국쌀에 7백%의 관세를 붙여 일본시장에서 경쟁을 붙이자는 것이다. 그러면 맛좋은 일본쌀의 수요가 줄지않을 것이니 일본 농민들은 큰타격을 받지 않으리라는 논리이다.
그러나 미국의 속셈은 매년 관세율을 낮추어 10년후에는 50% 수준으로까지 떨어뜨려 일본의 쌀시장 장벽을 완전히 무너뜨리려는 것이다. 물론 한국시장도 예외가 될수없다.
그 사이 쌀농사기술을 발전시켜 쌀을 주식으로하는 아시아에 큰시장을 만들려는 속셈이라는 것은 누구도 짐작할수 있다.
일본은 미국의 압력을 견딜수 있는데까지 견뎌보다가 마지막판에 가서 3∼5%선의 부분개방을 받아들일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관세화는 너무 무리한 요구여서 「죽음을 각오하고」 거부해야 한다고 저항하고 있다.
이런 절박한 사정을 모를리 없는 미국이 무리한 요구를 내놓은 것은 쌀시장 개방폭을 더 넓히려는 작전으로 볼수도 있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닌 쌀개방문제를 놓고 앞으로 4개월동안 양국이 벌일 줄다리기에 한국은 비상한 관심을 갖지 않을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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