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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핵감축시대」 밝은 전망/양국 군축협상 진전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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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핵감축시대」 밝은 전망/양국 군축협상 진전 안팎

입력
1991.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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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경원의식 적극 입장/“미도 고무적” 낙관우세/외무협상 타결땐 정상회담 앞당겨질듯미소 정상회담의 성사에 마지막 걸림돌로 남아있던 전략무기 감축협정(START) 협상이 소련측의 적극적인 자세로 타결될 전망이 한층 밝아지고 있다.

지난 2월로 예정됐던 모스크바 미소 정상회담이 연기됐던 이유는 당시 미국이 걸프전의 와중에 휩싸여 있었는데다 경제개혁에 관한 소련 정부의 입장이 불투명했고 발트3국에 대한 소련의 탄압이 강화되는 등 소련 지도층의 보수회귀 조짐 등이 지적됐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결정적인 요인은 전략무기 감축에 관한 미소 양측의 첨예한 의견대립 때문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지난해 6월 워싱턴 미소 정상회담에서 전략핵무기를 30% 감축하기로 합의,협상개시 8년만에 결정적 돌파구를 마련했던 START협상은 『97%가 합의됐다』는 베이커 미국무장관의 발언이 시사하는 것처럼 극히 세부적인 문제에 관한 양국의 첨예한 이견 때문에 협정 체결 바로 직전에 교착상태에 빠져버렸던 것이다.

미소 정상의 「30%선 감축」 합의로 90년말까지는 협정 체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던 START협상은 해를 넘겼고 급기야는 미소 정상회담의 연기라는 사태까지 몰고갔다.

미소 관계 전반에 「불편한」 기류를 형성시켰던 START협상의 교착상태를 해소하려는데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쪽은 소련이다.

부시 미 대통령의 요청으로 11일 미국을 방문한 알렉산데르·베스메르트니흐 소련 외무장관은 자신이 START의 현안 타결을 위한 미하일·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새로운 제안을 담은 친서를 휴대하고 왔다고 밝혔을뿐 아니라 금수내로 이를 타결할 강력한 권한을 위임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하기까지 했다. 베스메르트니흐가 모이세예프 참모총장을 대동한것도 START협상 타결에 소련이 적극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증거로 지적되고 있다.

즉 이는 미소 외무장관 회담에서 타결된 사항이 어떤것이되든 소련 군부가 즉각 이를 승인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11일 4시간30분 동안의 회담을 마친 베이커 미 국무장관도 소련측이 『의미 있고 실질적인 새로운 제안을 가져왔다』고 확인했다.

현재 START협상의 미해결 과제는 세가지로 ▲미사일 실험 자료의 공유문제 ▲미사일 감축비율 할당문제 ▲신형미사일의 정의문제 등이다.

첫날 회담에서 소련은 미사일 실험자료를 암호문화 하는 것을 금지,상대 국가내의 미사일의 위치·무게·사정거리 등을 보다 쉽게 파악케하자는 제안을 한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쨌든 이들 세분야의 문제는 상당히 전문적인 것으로 베스메르트니흐는 이에 대해 『우리는 이 문제를 전문으로 하는 교수들과 전문가들에게 볼모로 잡힌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 문제를 타결짓는데 가장 중요한것은 양국의 상호 신뢰이다.

START협상에 관한 미국의 입장은 분명하다. 아무리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문제라 하더라도 미소 정상회담전에 모든 문제를 타결짓겠다는 것이며 협정체결 이후에도 세부적인 문제를 협상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도 소련측의 적극적인 협상자세에 크게 고무돼 결국은 협상이 타결될것이라는 낙관론쪽으로 기울고 있다. 만일 START협상이 타결된다면 8월9일로 예정된 부시대통령의 휴가 이전에 미소 정상회담이 열릴수 있고 이에 따라 정상회담 일자도 오는 29일에서 8월초 사이가 되리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소련이 이처럼 START협상 타결에 적극적인 것은 더 이상 미소정상회담을 연기시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오는 15일 런던에서 개최되는 서방선진국 7개국(G7) 정상회담에서 서방의 경제지원을 요청해야 하는 입장인 고르바초프로서는 START협상 타결이라는 「선물」이 필요했던 것이다.

또한 미소정상회담을 성사시켜 지난 연말부터 불편했던 미소 관계를 이전의 상태로 돌려 놓아야 하는 입장이기도 하다.

START협상은 협상개시 9년만이긴 해도 극적으로 타결된다면 이는 세계가 핵경쟁의 시대에서 핵감축의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상징하는 대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유동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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