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서울신탁,산은,상은 등 시중은행과 국책은행들이 한보그룹을 살리기 위해 파격적인 특혜적 금융을 제공해온 것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기업주 정태수 회장이 수서사건이란 엄청난 비리와 불법을 범한 한보그룹에 대해 응징은 커녕 오히려 사실상의 구제금융을 베풀어준데 대해 국민의 상식은 의혹을 갖지 않을수 없다. 통상적으로 기업인이 죄를 범해도 기업은 살려야한다는데 국민들은 양해를 한다. 관련기업의 근로자들과 국민경제의 손실을 막기위해서라는 명분이 수용되는 것이다. 한보그룹에 대한 금융특혜는 이러한 사회경제적 통념을 무시했다.우리는 이에 분개하는 것이다. 한보그룹의 관련은행들은 정태수회장 일가의 경영권을 그대로 둔채 한보그룹의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한 것이다. 조흥 등 관련은행들은 지난 2월 수서사건이 표면화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비판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정도로 일관성있게 구제조치를 취해왔다. 금융기관들은 한보측과 협의아래 부실기업에 가까운 문제의 한보주택은 법정관리 신청으로,한보주택과 상호보증 관계에 있으나 사업성이 좋은 한보철강은 은행관리(서울신탁은행)로서 보호막을 쳤다.
조은,서울신탁 등 채권은행들은 한보그룹에 준 빚에 대한 채권확보보다는 한보주택이 26개 수서주택조합에 대해 위약금조로 써준 견질어음 1천14억원의 타결에 역점을 두었던 인상이다. 은행의 관행으로 보아서 기업이 도산의 위협에 처할때는 추가 채권확보에 나서는 것이 상례이나 이것과는 다소 달랐다. 한보주택은 지난 2월 법원으로부터 법정관리 신청에 따른 재산보전처분 명령을 받아 채권,채무를 동결시켰다. 법적으로 부도를 면할수 있게됐다. 견질어음의 일부가 교환에 돌아가기 전날이다.
한보측은 그뒤 주택조합측과 위약금 문제를 재협상,당초의 위약금대신 원금 3백16억원(조합원 3천1백62명의 가입비)과 연리 15%의 3년간 이자 등 총 4백52억원을 지불키로 합의했다. 조은,서울신탁,산은,상은 등은 한보주택이 새로 합의한 이 위약금을 지불토록 지난 6월21일 1백67억원을 한보철강에 신용대출해 줬다. 이보다 하루앞선 20일에는 한보주택의 주거래은행인 조은이 채권확보를 위해 압류해 놓았던 한보주택의 대서울시 토지선수협약금 1백7억원에 대해 압류를 풀어주었다. 한보측은 이에 따라 서울시측에 위약금 21억원만을 물고난 나머지 86억원을 찾아 주택조합에 지불했다.
은행의 지원은 이뿐만이 아니다. 조은 등 관련은행들은 한보주택에 대한 법정관리신청 이전에 쇄도한 보증어음의 대불 등으로 9백50억원,신규대출 1백35억원 등 1천1백여억원을 지난 2월8일부터 3월말 사이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법원은 곧 한보주택에 대한 법정관리 신청을 승인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턱높기로 유명한 금융기관들이 왜 지탄받는 한보그룹을 이처럼 보호하는지 그 진실을 알고싶다. 왜 기업비리가 보상받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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