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관광바람이 지나칠정도로 거세게 일고있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각 항공사의 좌석예매가 9월초까지 동나 올 여름은 사상최대의 해외관광붐을 이룰것이라고 관광업계는 예측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7·8월 두달동안 작년 같은해보다 20% 늘어난 20여만명이 앞다퉈 해외나들이에 나설것 같다는 분석이니 사정을 짐작키 어렵지가 않다. 의원들마저 여름휴가철에 앞다퉈 해외시찰길에 오르는가하면 대학생들의 배낭족 유럽지역 여행이 폭발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했고,일반인들의 동남아·중국 「보신 싹쓸이 관광」 추태도 절정을 이룬 느낌이다. 국회의원들의 뇌물외유,정부투자기관 임원들의 호화판 해외여행,가진자들의 해외여행 과소비파문이 미처 가라앉지도 않은 시점인데 이제는 해외여행의 극성이 하루가 다르게 온 국민으로 확산되는 추세라 할만하다.국민소득수준이 5천달러를 넘어서면서 비롯된 해외관광에의 국민적 갈증을 이해못할바는 아니나 이처럼 지나치게 폭발적인 바람은 여러모로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이다.
첫째 무분별하고 뚜렷한 목적의식이 결여된 해외나들이로 초래될 외화낭비를 들수가 있다. 교통부에 의하면 우리의 관광외화수지가 해마다 줄어 작년에 가까스로 3억5천만 달러의 흑자에 머물렀음은 이미 알려진 사실인데,올해의 급증추세로는 적자가 내다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 관광객 1인이 해외에서 쓴돈이 외국인이 국내서 소비한 것보다 2배에 육박하는 실정이고보면 땀흘려 번돈을 허망하게 해외에서 낭비하는 셈인 것이다.
둘째로 지적될 수 있는게 국민적 기강의 해이일 것이다. 해외수출은 적자로 어렵고 국내경기전망은 불투명한데도 임금과 물가만 자꾸 올라 모두가 다시 한번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때인데 해외에 나가 한번 놀고보자는 심리는 결과적으로 「한강의 기적」을 창출했던 근로와 근검정신의 해이를 부채질할 뿐일것이다. 지난해 해외서 뿌린 돈이 31억5천만달러였다. 올해는 4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니 무역수지적자에 겹쳐 너무 엄청난 국가적 출혈이 아닐 수 없는데,국민기강까지 흐리는 역작용까지 끼치는 무턱댄 해외여행 바람은 지금부터라도 삼가고 자발적으로라도 억제되어 마땅한 것이다.
셋째로 지적될 수 있는게 국가적 국민적 위신추락이다. 해외에서 하나라도 배워다 더욱 알뜰하게 살려는 진지한 자세보다 싹쓸이 쇼핑이나 턱없는 허세로 욕을 먹어서는 나라장래에 하나도 덕될게 없다. 과거 일본이 「섹스애니멀」로 해외의 지탄을 받았는데,우리도 「보신애니멀」 소리를 들어서야 나라의 역사와 전통에 먹칠을 할뿐인 것이다.
국민적인 일대자각과 낭비없는 건전한 해외여행을 위한 시민운동이 펼쳐져야 마땅한 때이다. 당국도 엄격한 외환관리와 건전한 여행문화확립에 발벗고 나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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