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상오8시께 서울 중구 만리동 서울여자상업학교(교장 김성호·55)에선 굳게닫힌 교문을 사이에 두고 직위해제된 4명의 교사와 학생회 간부 20여명이 대치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학생선동·지시불이행·명령불복종·품위손상·전교조활동 등 장황한 이유로 직위해제된 박익환 교사(37·상업영어) 등 4명이 「출근투쟁」을 하려하자 학생회간부들이 교문을 걸어잠갔고 학생들 뒤편에서는 「구교협」이라는 기묘한 명칭의 단체를 만든 교사 10여명이 눈에 띄었다.
50여분간 침묵시위하던 이교사 등은 차마 제자들과는 시비할 수 없다는듯 돌아서버렸지만 학생들은 이날 계속 2명씩 교대로 교문을 지키며 출입자의 신분을 확인하고 교무실에 보고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달 5일 교무회의에서 학생들의 교복을 특정업체에서 맞추도록 학교측이 결정한데 대해 박교사가 『자율적으로 선택하게 하자』고 반대의견을 내면서부터.
평소 학교운영에 대해 문제제기를 많이 해온 박교사를 곱지않게 보아온 학교측과 일부 교사들은 6월15일 직위해제를 결정하고 거부하는 박교사를 교사들과 학생회 간부들이 학교밖으로 몰아냈다.
그후로도 박교사에 동조하는 교사들과 6월18일 결성된 구교협 교사들과는 실랑이가 끊이지 않아 지난 2일자로 백태동교사(33·상업계산) 등 5명이 추가로 직위해제됐다.
그동안 박교사는 윤모교사(36) 등 3명을 폭행혐의로 남대문경찰서에 고소했고 윤교사측은 박교사 등이 출근투쟁하고 돌아간 8일 박교사를 맞고소했다.
학생회 간부들은 기자들을 가로막고 『학교망신시키지 말아달라』고 호소했지만 8일의 출근투쟁때는 「선생님 힘내세요」라는 플래카드를 창문으로 내미는 학생들도 있었다. 경찰은 『서울시교육청은 뭘 하길래 이런 문제가 경찰로 넘어오느냐』고 어처구니없는 「교복싸움」을 불평하고 있다.<신윤석기자>신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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