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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전마다 표절시비(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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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전마다 표절시비(사설)

입력
1991.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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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연구와 예술창작에서 표절은 자살행위와 같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창조는 모방과 위장은 결코 용서하지 않으며 그러한 기만행위가 발각되면 생명을 잃고 만다. 남의것을 도용하는 표절은 자기 배신이자 일종의 사기라고 극언을 할수 있는 범죄이다. 순간은 속여도 영원을 속이지는 못한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은 창작의 위대함과 순수성,그리고 정직성을 강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어찌된 셈인지 우리 미술계에선 표절시비가 자주 고개를 든다. 부끄럽고 불행한 일이다. 미술인 또는 그 지망생들의 성급한 출세주의와 성취욕 때문에 쉽사리 함정에 빠져드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국전 시절부터 이미 각종 미술전엔 으레 아름답지 못한 잡음과 추문이 따라 붙었다. 정치판 못잖은 파벌주의와 응모자들의 과열경쟁,그리고 심사위원들의 안목이 좁았기 때문이었다고 할수 있을것이다.

최근에도 표절시비는 해마다 있어왔다. 지난 89년의 대한민국 서예대전 대상 수상작이 그랬고,90년의 대한민국 미술대전 한국화 대상을 받은 작품은 수상이 취소되기도 했다. 올해도 서예대전 수상이 말썽을 일으킨데 이어 중앙 미술대전의 회화부문 최우수상이 또 표절 소동에 휩싸였다는 것이다.

미술작품을 놓고 가짜와 표절의 말썽이 생기면 시와 비를 가리기는 쉽지가 않다. 지난번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된 미인도를 두고 여류화가는 진품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뚜렷한 결말을 내리지 못하고 뒷맛이 쓴채 흐지부지된 일을 상기해 볼만하다. 진품과 가짜의 판별이 이러할진대 모방을 가려내기는 더욱 어려운 일이다.

결국 해결은 상식론에 귀착될수 밖에 없다. 기대할것은 작가의 책임과 양식이다. 특히 젊은 세대의 화가들은 유명과 출제지향을 벗어나냐 한다. 소문난 작품전에서 입상만 하면 당장 일류 행세를 하려는 상업주의 정신은 예술에 대한 불경임을 깨달아야 한다.

예술활동은 작품으로 평가 받아야지,수상의 영예로 값이 매겨지는 풍토는 하루 빨리 청산되어야 미술전의 권위가 확립될것이다. 심사위원들의 실력 향상과 공정성도 마땅히 따라야 옳다. 편파성과 파벌적 사고는 우리 예술의 장애물에 불과하다.

아울러 그림시장의 파행성도 정리할 단계에 이르렀음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작품이 아닌 작가본위와 터무니없는 가격의 등락은 개선되고 진정됨이 마땅하다.

예술가의 지위가 너무 세속적으로 평가되는 경향도 바람직 하지 않다. 고뇌가 없는 창작은 마네킹의 제작과 무엇이 다를까 의문이다. 에술계의 풍토와 권위 정립은 예술인 자신의 책임으로 돌아간다. 수치스런 표절시비만이라도 끝장을 보아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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