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당의 김영삼 대표최고위원과 신민당의 김대중 총재의 1일 광주회동은 만남 그 자체의 의미도 있지만 잘못된 정치현실을 개선하려는 구체적 움직임을 보여주어 우선 반갑다. 비상시국도 가라앉고 시도의원선거도 끝난데다 선거후유증까지 정리된 후에 이뤄진 이번 만남은 남북대화보다 더 어려운 여야대화가 모처럼 성사되었다는 점에서도 평가받을만 하다. 지역감정을 해소하려는 모임에서 회동했다는 것도 상징적인 의미를 더해주는 것같다. 단순히 악수만하고 헤어지는게 아니라 책임있는 여야의 지도자로서 몇가지 정치현안에 대해 원칙적이긴 하나 합의문까지 발표할수 있었던 것은 다행이다.성급한 기대가 될지 모르지만 정치를 대화로 풀어가는 조그마한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두김씨가 합의했다는 4개항을 보면 지역감정해소 대목은 너무나 원칙적이어서 선언적인 의미 이상의 구체성을 찾을수 없다. 지역감정의 대표선수처럼 인식되어온 두김씨가 자신들의 정신적인 자세를 국민앞에 다시 가다듬는 의미로도 받아들일수 있을것 같다.
원활한 국회운영을 위한 여야간의 공동노력이라는 것도 국민앞에 다짐하는 각오 이상의 구체적인 것이 될수없을것 같다. 국회가 열렸다하면 인제나 파행과 파국으로 치닫는 나쁜 관행을 이제는 고칠때가 되었다는 것을 두김씨도 스스로 깨닫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뿐이다.
지역감정이나 국회운영 문제는 선언적인 차원에 그친 감이 있지만 선거공영제와 정치자금 문제는 거론에만 그치지않고 앞으로 구체적 작업을 필요로 하는 중요한 현안들이어서 눈길을 끈다. 모든 정치비리와 부패는 돈과 연결되어 발생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선거공영제와 정치자금 문제는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이다.
특히 거의 모든 정치인들이 다음 선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는게 현실이고 이 과정에서 각종 부조리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특히 우리는 이번 시도의원 선거에서 엄청난 돈이 뿌려졌다는 얘기를 남의 일처럼 들어서는 안된다. 다음부터는 돈이 덜드는 선거를 할수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미리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만 졸부대신 제대로 자격을 갖춘 사람이 국민의 대표로 선출될수 있는 것이다.
정치자금도 여야간에 불균형이 심하다. 정당후원회와 개인후원회라는 제도가 있지만 여당쪽만 활용하고 있을뿐 야당엔 있으나 마나한 제도이다. 야당은 지원하는 사람에게는 불이익이 돌아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침 두김씨가 선거공영제와 정치자금 문제를 본격 거론한이상 7월 임시국회에서부터라도 검토를 시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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