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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현장은 지금 적막뿐/레미콘공급 끊겨 중장비 “낮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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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현장은 지금 적막뿐/레미콘공급 끊겨 중장비 “낮잠”

입력
1991.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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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로 온통 진흙탕… 근로자도 동요 일터 떠나/골조 끝난 분당·임진강 인근 일산은 다소 “숨통”불량레미콘 공급사건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신도시 부실시공 파문이 날로 확산되며 이에대한 정부대책이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신도시 건설현장은 공사가 거의 중단되는 등 공황상태를 맞고 있다.

특히 평촌·산본·중동 등 3개 신도시는 레미콘 공급이 중단된데다 배수시설이 전혀 안돼 장마가 시작되면서 공사현장이 진흙탕으로 변해 공사가 전면중단되고 있다. 해사를 사용했던 레미콘 공급업체는 물론 진성레미콘이 가동을 중단하고 다른 레미콘업체들도 가동률을 줄이는 등 자재수급이 불투명해지자 기능공들마저 언제 공사가 재개될지 몰라 하나둘 짐을 싸는 모습도 보였다.

진성레미콘의 불량레미콘이 공급돼 시공중인 아파트를 헐어내는 등 소동을 빚었던 평촌에서는 지난 26일이후 33개 건설현장이 대부분 공사를 중단한채 일부업체만 형틀만들기와 내장·벽돌쌓기를 진행하고 있을뿐이다. 며칠전까지만해도 공사에 따른 소음과 분진으로 가득찼던 현장은 하늘높이 치솟은 타워크레인마저 멈춰 적막한 분위기였다.

평촌신도시 K아파트 건축현장의 정모소장은 『그동안 평촌·산본에 레미콘을 공급해온 진성 등 8개 레미콘업체가 공장가동을 중단,콘크리트 타설작업이 안돼 일손을 놓고 있다』면서 『공사중단사태가 언제까지 계속될 지 불안할 정도』라고 말했다.

또 중동신도시의 경우도 주변지역 5개 레미콘업체가 생산량을 절반수준으로 줄인데다 그동안 일부 공급을 맡아왔던 인천지역 레미콘업체가 해사사용을 못하는 바람에 아예 문을 닫은 곳이 많아 사실상 콘크리트 타설작업을 중단한 상태. 중동은 특히 5개 신도시 가운데 그동안 공사진척도가 가장 떨어져 업체들마다 공기차질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S건설의 경우 6개월간 공사를 해왔는데 이미 정상공기보다 2개월이나 늦어졌고 H사는 지난 1월 착공했으나 아직 지하층공사를 하고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장마가 시작되자 배수설비가 전혀안돼 이들 신도시 건설현장은 중장비가 진흙에 빠져 운행을 못할정도의 진흙밭으로 변해 레미콘이 공급되더라도 공사재개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평촌·산본·중동 신도시에서 이처럼 공사중단 사태가 빚어지고 분양연기 및 공기연장설이 나돌자 현장인부들이 작업물량을 달라고 항의하는가 하면,집단으로 그만두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일급제로 고용돼 일당으로 임금을 지급받는 현장 보통인구들의 경우 요즘 상오7시에 출근해도 일감이 없어 「반나절임금」 받기도 힘들다는 것. 이로인해 건설업체들은 인력이 본격적으로 투입되는 마감작업때까지 기능공들을 붙잡아두기 위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분당·일산신도시는 평촌 등에 비해 부실시공의 여파가 비교적 적은 편이지만 활기를 찾기는 어렵다. 분당의 경우 우선 9월 첫 입주분은 레미콘 투입이 더이상 필요없는데다 내장재 등은 이미 몇개월전부터 확보해둔 상태라 「D데이」(입주일) 맞추기에 전력을 쏟고 있지만 기능공 부족으로 공사차질이 불가피하며 날림마감도 우려되고 있다.

분당에서는 레미콘 소요량의 40% 정도를 건설업체들이 자체설치한 배처플랜트로 조달해 레미콘업체들의 생산축소영향을 덜 받고 있다. 또 5개 신도시중 가장 먼저 공사에 착수,이미 골조공사를 마친 동이 많은데다 지난해 겨울철 레미콘비수기에 콘크리트타설을 대부분 끝낸것도 레미콘파동의 영향을 적게 받는 한 요인이다.

그러나 동절기돌관(밤샘) 작업으로 인한 부실시공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최근의 기능공 부족현상이 심해 첫 입주아파트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이 실시될 경우 하자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돼 입주시기의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일산신도시는 레미콘공급업체들이 대부분 고양·파주군에 위치,임진강에서 채취한 강사를 사용해 불량레미콘 파동에도 불구하고 레미콘공급량은 지금까지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일산소재 20개 현장의 소장들이 「협의회」까지 구성해 자재·인력수급대책을 공동수립했을 정도로 레미콘 공급물량이 필요량의 20% 수준으로 절대부족한 실정이다. 또 공사현장도 5개 신도시중 유일하게 군지역에 있어 인력구하기가 가장 힘들다는 점에서 부실시공 파문과 관계없이 이미 공사에 차질을 빚고있다는게 현장관계자들의 얘기다.<박정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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