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친 유언따라 85년 먼저 귀국/자료없어 독립 유공자 인정 못받아/처·딸 영주 “감감”… 아들만 불법취업독립투사의 아들이 중국에서 귀국했으나 까다로워진 영주귀국 허용조건 때문에 두고온 가족들과 6년째 이산가족 생활을 하고 있다.
1934년 4월29일 일제의 천장절에 상해 효구공원에서 윤봉길 의사가 일본군 사령관 시라카와·요시노리(백천의즉) 대장을 암살하는데 사용한 폭탄을 나흘간 보관했던 한국 독립당 비밀공작원 이용문 선생(호적명 이용문·1902∼1954년)의 장남 이림씨(58)의 경우를 독립유공자 발굴,그 후손에 대한 배려가 여전히 부실함을 보여준다.
85년 12월 귀국한 이씨는 아직도 아버지를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씨가 부모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백범은 거사 5일전 헝겊에 소중히 싼 물건 2개를 갖고와 『중요한 것이니 손대지 말고 불 가까이 두지말라』며 맡겼다가 거사 전날 찾아갔다.
이씨는 54년에 아버지가 뇌출혈로 타계한지 31년만에 『반드시 조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아버지의 평소 신념에 따라 동생 영씨(55) 부부와 함께 귀국,1년만인 86년 12월 정부로부터 영주 귀국을 허락받았다. 무한의 무일 생물체 연구소 한방내과 부교수직까지 올랐던 이씨는 등소평 집권후의 개방 분위기를 타고 귀국하면서 모든 기득권을 포기했었다.
그러나 이씨가 아이들의 학교 문제로 함께 귀국하지 못했던 부인 장복화씨(51)와 장녀 청양(28) 장남 호군(25)을 89년 3월 초청했을때는 정부가 88년 7·7 선언의 후속조치로 재외동포의 모국방문을 전면허용하면서 영주 귀국을 까다롭게 제한하는 바람에 다시 갈라져야 했다.
북방 교류협력 지침에 「영주귀국은 독립유공자 및 그 후손에 한한다」고 규정돼 있고 이용문 선생의 경우 독립유공자로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호군과 아버지의 유골만 남긴채 부인과 따른 2개월만에 중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이씨는 국가보훈처에 청원했으나 아무런 증빙자료가 없어 여전히 「심사중」인 상태이다.
친구들의 소개로 침술을 하며 근근이 생활하는 이씨는 청와대,외무부,국회 등 관계기관마다 진정서를 냈으나 반응은 없었고 그 사이 호군은 중국에서의 호적과 직장을 잃고 출입국 관리사무소의 추적을 피해 외국어 학원에 「불법취업」,친구집을 전전하고 있다.
광복회는 87년 6월 당시 유석현회장 명의로 이림씨 형제가 독립투사의 후손이 확실하다며 중국에서의 면허를 인정,의사 면허를 발급해줄것을 진정했으나 소득이 없었다.
이씨는 경기 부천의 6만원짜리 사글셋방에 화장한 아버지의 유골을 모셔놓은 채 가족이 모여살게될 날과 아버지를 국립묘지에 모시게 될날만을 기다리고 있다.<송용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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