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감정결과로 충분” 자신감/검찰/“경위 못밝히면 방조죄 안될수도”/전문가/전민련 “결백 증거있다” 재판때 총공세 태세검찰이 전민련 총무부장 강기훈씨(27)를 구속한뒤 30일로 7일째 조사하고 있으나 수사에 진전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사초기 완강하게 묵비권을 행사하던 강씨는 지난 26일부터 「검찰에 대한 최고의 자기 방어권」 행사를 사실상 표기,신문에 응하면서도 유서대필·수첩조작 등 혐의사실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
강씨는 『유서대필과 수첩필적 변조 사실이 없는데 무엇을 자백하라는 말이냐』며 『기소된뒤 공개된 법정에서 검찰과 대결,결백을 입증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강씨의 자살방조죄 또는 자살교사죄의 완벽한 입증을 위해서는 유서를 대필한 일시·장소·이유 등에 대한 자백을 받아내야만 하는 검찰은 시간이 흐를수록 난처한 처지이다.
구속기간 연장까지 포함해 기소전까지 13일의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강씨의 태도가 완강한데다 정황증거 확보의 열쇠를 쥔 강씨 주변인물들의 소환조사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는 수사가 급진전되기 힘들다는것이 검찰 주변의 대체적 관측이다.
검찰은 강씨 조사가 벽에 부딪히자 주변 인물들로부터 정황진술을 받아내 강씨의 입을 열게하는 우회수사를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김기설씨 분신을 전후한 강씨 행적 ▲김씨 분신후 강씨 주도로 열린 「대책회의」의 성격 ▲수첩조작 경위 등 혐의사실 입증에 필요한 참고인들이 대부분 잠적하고 조사가능한 참고인들로부터도 이렇다할 단서를 찾지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검찰이 현재와 같이 유서대필 경위를 밝혀내지 못한 상태에서 기소할 경우 자살방조죄의 유죄 입증이 가능 하느냐는 점. 서울지검 강력부 강신욱 부장검사는 『자백을 얻지 못하다해도 국립과학수사 연구소의 필적감정과 수첩변조 감정결과가 결정적 증거인 만큼 유죄판결을 받는데는 문제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법관들 사이에서 『유서대필 사실은 인정되더라도 김씨의 강권에 의해 피치못할 상황에서 써주었는지 적극적으로 써주었는지 등 구체적 경위가 밝혀지지 않을 경우 자살방조죄가 입증 되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또 검찰이 증거보전 절차를 마친 김씨의 여자친구 홍모양(26)의 진술과 다른 참고인들의 진술은 「의심스러운 정황」을 시사하는 차원일뿐 유서대필을 직접 뒷받침하는 것은 아니므로 검찰측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증거라고 볼수없다.
또 전민련측이 『강씨의 결백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준비돼 있다』며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 총공세를 취할 태세여서 검찰에 반격무기가 없을 경우 수세에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비록 1심 재판부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유서대필로 김씨 분신을 도운 점이 인정된다』고 유죄판결을 하더라도 고법,대법원이 보다 염격한 사실·법률심리를 할 경우 재판 결과가 뒤집힐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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