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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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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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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신뢰처럼 중요한게 또 없을 것같다. 신뢰를 잃어 불신의 늪이 깊어지면,서로가 제멋대로 날뛰어 질서가 잡히지 않음은 물론이고 총체적 역량이 창조적으로 발양되지도 못해 결과적으로 모두에게 상처와 손실만 초래되기가 쉽다. 최근 선거에서 드러난 높은 기권율이나 민간단체와 의협간의 진료시간 공방도 그런 불신의 폐해를 경고하는 사례가 아닐까 생각된다. ◆진료시간 공방의 경우 먼저 「소비자문제연구 시민모임」에서 의사의 환자 1인당 하루평균 진료시간이 3분52초에 불과함을 밝혀 비롯됐었다. 이 시민단체는 환자의 권리회복과 진료의 질향상을 위해 그런 발표를 했던것인데,의협측이 시민단체가 인용한 것은 전체 의원수의 불과 11.5%에 해당되는 진료수입 상위급 의원에 관한 것일뿐인데 마치 전체통계인양 왜곡인용했다고 반박했던 것이다. ◆이 공방을 통해 결과적으로 쌍방이 불필요한 피해를 당한 느낌이다. 시만단체는 마땅한 주장을 하면서도 자료왜곡으로 발표의 신뢰성에 문제가 생겼고,의료기관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3분52초」라는 소리가 너무 퍼져 이래저래 상처를 입은 꼴이 된것이다. 의술을 인술이라고 하는데,일반인들이 그처럼 싸잡아 매도하는 의사로부터 받을수밖에 없는 진료가 과연 심리적으로 효과가 있을것인가를 생각하면 이치가 더욱 분명해진다 하겠다. ◆치료효과란 의사와 환자가 서로 신뢰할때 당연히 높아진다. 그 때문에 환자와 의사가 서로 불신을 키워가기보다 신뢰를 구축하는게 마땅히 오늘의 의료과제가 되어야 한다. 의사 스스로의 자각이나 품위유지와 함께 의사들의 직업적 자존심을 살려주려는 일반인들의 마음가짐이 결국은 스스로를 위해서도 소중한 것임을 자각할때가 아닌가 싶은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의사 부당진료와 함께 진료를 기피케할 정도의 환자난동도 없어져야하고,생명을 다루는 의술을 비민주적 규제로 일관해 결과적으로 오늘과 같이 비하시키고 있는 당국의 의료행정도 쇄신해야 마땅하다. 그래야 신뢰가 회복되고,의료의 질도 시민들의 요구대로 높아질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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