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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 뇌속에 북극감지 「나침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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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 뇌속에 북극감지 「나침반」 있다

입력
1991.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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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대 에이블교수팀,「네이처」지에 밝혀/광물성 분자 선천적으로 소유/경도따라 정확하게 남­북 이동매미 크기보다도 오히려 작은 길이 3∼5㎝쯤의 북미산 「허밍버드」는 3천 마일을 날아 먼 남쪽 브라질까지 철새 이동을 한다. 숲이 많은 워싱턴에는 녹음 짙은 여름철동안 「사반나 참새」부터 「캐나다 거위」에 이르기까지 많은 새들을 볼 수 있는데 도시의 곳곳 공원에는 이런 새들을 관찰하는 아마추어 조류학자들이 많이 보인다. 조류학자들의 큰 관심의 하나는 철새가 어떻게 먼 거리를 비행할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철새가 밤을 타고 수천마일을 날아 남북으로 이동하는 과정을 관찰해온 학자들은 이 철새들이 정확히 경도를 따라 난다는 것을 알아냈다.

비행기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또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운항하는 것과는 달리 새들은 정확히 같은 경도를 타고 남북으로만 이동한다는 것이다.

철새들의 이런 남북간 대이동을 관찰해온 조류학자들은 아마도 새가 밤하늘의 별을 볼수 있는 지식을 갖고 있는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북극성을 본능적으로 찾아낼수 있는 능력을 갖고 태어난다고 믿었다.

「네이처(Nature)」지 최근호에 의하면 이같은 조류학자들의 추측이 근거있는 학설로 증명됐다.

뉴욕대의 케네스·P·에이블 교수와 그의 부인인 메리·A·에이블 박사의 공동연구에 의하면 철새는 뇌속에 북극을 정확히 감지할수 있는 나침반 모양의 광물성 분자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성분으로 구분하면 일종의 산화철로 된 이 광물성 물질은 새의 뇌속에 박혀 있으면서 「실질적 북쪽」을 정확히 찾아내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나침반의 북쪽은 실질적 북쪽에 비해 동해안의 서쪽에 있는 약 10도,그리고 서해안의 동쪽에서도 20도나 차이가 난다. 철새가 만일 이동 도중 10∼20도의 차이를 이탈하면 목적지를 쉽게 잃어버리게 되는데,「혼란」을 일으킨 철새외에는 절대로 목표를 잃어버리지 않는다는 사실이 증명되고 있다.

에이블 교수팀은 철새의 뇌속에 든 나침반은 어미새의 훈련에 의해 정확히 작동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밝혔다.

새끼를 우리에 가두고 있을때 이 새끼는 어미새들이 밤하늘을 날아가는 그 방향으로 계속 날아가려 하고 있으며 어미새가 목표지점에 도착할때에야 잠잠해 졌다. 어미와 처음부터 격리시킨뒤 털갈이가 끝날때까지 일정한 곳에 가둬뒀다가도 일단 철새이동로에 내놓으면 부리나케 남쪽 또는 북쪽으로 찾아갔다.

그러나 실험에 의하면 새의 머리속에 든 이 나침반은 훈련에 의해 길들여질수도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새끼를 네그룹으로 가른후 각 그룹을 인공으로 만든 밤하늘에 살게 하는데 1그룹은 서쪽하늘 아래 살게하고 2그룹은 동쪽하늘 아래 살게 하며,3그룹은 북쪽 하늘아래,그리고 4그룹은 남쪽 하늘아래 살게 했다.

이들이 커서 철새이동 철이 되자 남쪽하늘(인공) 아래살던 그룹은 무조건 북쪽으로 날아가고 북쪽하늘(인공) 아래 살던 새들은 무조건 남쪽으로 날아간다는 것이다. 동과 서의 편차도 확실히 분석할수 있었다.

그러나 이들도 일정한 기간이 지난후에는 동서남북중 길들여진 동서남북을 번갈아 날았다는 것.

하룻밤은 북으로 날다가 하룻밤은 남으로 날아가는 것과 같은 것이다.

가끔 길잃은 철새들을 보게 되는데 이런 철새들은 비록 인공은 아니더라도 뇌속에 들어있는 나침반이 혼란작용을 일으킨것이라고 볼수 있다.

어떻게 나침반의 북쪽과 진정한 북쪽을 구별하는가.

아마도 이것 역시 본능에 가까운 훈련에 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에이블 교수팀은 새의 머리속에 들어있는 나침반 역할을 규명하면서도 왜 철새가 일정한 시기가 되면 남으로 또는 북으로 날아가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좀더 연구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것이 기온의 차이때문인지 아니면 낙엽때문인지 또는 밤낮의 길이 때문인지를 연구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철새가 일단 이동에 들어서면 밤하늘에 구름이 끼든,밤의 길이가 길든 짧든 아무런 영향을 받지않고 날아갈수 있다는 사실도 좀더 연구해 볼만한 분야라고 이 연구팀은 말하고 있다.<워싱턴=정일화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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