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소비재 배급제로/자전거타기·식용유 석유로 대체실험/식량증산 위해 도시인들 귀향정책도중남미 사회주의혁명의 기수 쿠바가 최근들어 심각해진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동안 쿠바경제를 지탱해온 소련과 동구의 지원이 대폭 축소되면서 시작된 쿠바의 경제난은 최근들어 더욱 악화돼 지난 59년의 카스트로혁명이래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대부분 소련과 동유럽국가들에 의존해오던 육류와 곡물수입이 이들 국가들의 경화결제요구로 대폭 축소됐으며 이에따라 사실상 모든 식료품과 소비재가 배급제의 적용을 받고 있다.
국제시세보다 싼 가격으로 설탕·과일·니켈 등과 맞바꿔 소련으로부터 수입해오던 석유도 소련이 국제시장가격을 적용함에 따라 지난해 24%나 수입이 감소됐다.
동유럽으로부터의 공산품 수입도 이들 국가들이 현금결제를 요구하는 바람에 금년들어 90%나 급감했다.
매년 40억달러에 달했던 소련의 직접 원조도 금년에는 10억15억달러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이러한 위기상황에 직면한 쿠바정부는 여러차례 긴축정책을 실시한데 이어 최근에는 식량증산을 위해 도시인들을 농촌으로 대량이주시키는 「귀향(Back to the land)정책」까지 실행하고 있다.
중국문화 혁명기간중의 하방운동과 유사한 이 귀향운동은 지난해 7월 카스트로의 내핍생활 호소와 함께 시작돼,이후 10만명 이상의 도시인들이 농촌으로 이주했으며 5천여개의 새로운 농촌도시가 세워졌다.
이 귀향운동은 고도로 도시화된 사회를 유지해온 쿠바인들에게 사실상의 문화혁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공산청년동맹의 리노·살라자르는 귀향운동에 대해 『과거에는 모든 사람이 도시로 몰려들었다』며 『그러나 이제 우리는 농촌계급이라는 새로운 계급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귀향운동은 또 심각한 연료난으로 석유를 절약하기 위해 트랙터보다는 소를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카스트로는 이를위해 40만마리의 황소를 훈련시키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쿠바정부는 또 자전거 50만대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했으며 쿠바군은 소련으로부터의 석유공급이 중단될 상황에 대비,식용유로 석유를 대체하는 실험까지 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심각한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카스트로는 부분적인 경제·정치개혁마저도 거부하며 사회주의를 고집하고 있다.
지난 4월 미국의 피그만침공 30주년을 맞아 카스트로는 『적들은 이 나라를 양키의 신식민지로 만들 꿈을 꾸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일당체제나 중앙통제경제,어느 것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를 양보할 경우 그들은 모든 것을 요구하려들기 때문이다』라고 선언했다.
사실 수년간 계속된 궁핍한 생활에도 불구하고 많은 쿠바인들은 지난 59년의 혁명을 독립과 동일시 하고 있으며 사회주의를 신봉하고 있다.<남경욱기자>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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