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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탄유석 시위/광주 임종명 사회2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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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탄유석 시위/광주 임종명 사회2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1.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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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하오9시20분께 광주 동구 금남로3가 한국은행 사거리에는 일찍이 볼수 없었던 「무탄유석」 시위가 벌어졌다.전남대생 이상길군(21·사법 3)이 시위중 부상한데 항의하는 학생 5백여명이 던지는 화염병과 돌을 맞으면서도 선무방송을 통해 해산을 설득할뿐 아무런 대응발사를 하지않은 경찰의 이례적인 인내 진압에 5월 한달동안 최루탄에 시달렸던 시민들은 한결같이 놀라워 했다.

경찰의 인내진압 결과 이날 시위는 1시간여만에 끝났고 부상자도 거의 없었다.

이날 시위현장에 배치된 전경들은 KP최루탄 발사총이나 사과탄을 애당초 소지하지 않고 출동했었다.

이같은 경찰의 태도변화는 시위현장에서의 「변수」를 없애기 위해 여관구 전남도경 국장 지시로 이루어진 것.

여국장은 지난 17일 상오 11시 13개 진압부대 지휘관을 소집,▲도심외곽시위 방임 ▲돌·화염병 투척시위에도 인내진압 ▲추격검거 위주작전 등 과잉진압 행위 엄금을 지시했다.

특히 화학탄의 경우 사과탄은 각 소대장만 휴대하게하고 사용시는 관할 경찰서장 허가를 받도록 했으며 다연발탄도 관할 경찰서장 지시가 있어야 사용할수 있도록 했다.

또 KP탄은 사고발생 가능성이 높아 18일 밤12시 발사기 2백5정을 모두 회수했다.

여국장의 이같은 결단은 강경대군 사건이후 광주시내 도심지 시위서 과잉진압으로 권창수씨(23)와 이상길 군 등이 잇달아 부상하는 바람에 시위가 꼬리를 물고 계속되는 악순환을 막아보자는 고육지책이라고 볼수있다.

사실 경찰은 5월 시위때도 인내진압을 강조해왔으나 20대 중반의 전경들에게 화염병이 날아드는 상황에서 그같은 요구는 무리였으며 결국 쌍방간에 격렬한 공방전이 벌어지곤 했었다.

강경대군 희생으로 쇠파이프가 사라지고 권창수씨·이상길군의 부상으로 광주에서는 최루탄 사용이 극히 제한되는 등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반성의 기미가 보이는 만큼 학생들도 이젠 폭력을 증오하는 국민들의 뜻을 받아들일 시점에 와있는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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