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3D현상이 너무 빨리 온 것 같다. 등따습고 배부르면 더럽고(DIRTY),어렵고(DIFFICULT),위험스러운(DANGEROUS) 일을 피하려는 소위 3D 성향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일본은 오일 쇼크가 일어났던 73,74년께 이 현상을 맞았다. 우리는 88년 올림픽이후 3D현상이 표면화했다. 그후 점차 심회되고 있다. 경제발전이 비슷한 대만도 같은 병을 앓고 있다.그러나 경제대국 일본은 기술개발을 통한 자동화,로봇화 등 소인력화에 성공,고비를 넘겼고 대만도 국제수지의 흑자지속,중소기업 중심체제 등으로 우리보다는 3D 치유의 여건이 좋은 편이다. 1인당 국민소득 5,6천달러대에 있는 우리로서는 3D직종에 등을 돌릴만큼 부의 축적이 여유가 있는것이 아니다. 이미 3D 현상은 경제를 크게 손상시켜 놓고 있다. 섬유,전자,신발,건설,탄광,원양어업 등 주요 업종들이 심각한 인력난에 부닥치고 있다.
섬유 가운데는 주로 중소기업 내지는 영세기업이 주축이 되고 있는 봉제 및 염색업이 더욱 어렵다. 전자도 대기업보다는 역시 중소기업이 맡고 있는 부품업계의 고전이 크다. 신발업은 전자보다 더 심각하다. 섬유,전자,신발 등 노동집약의 3대 업종은 전통적으로 한국 수출의 대들보 노릇을 해왔다. 중화학공업쪽이 각광을 받고 있어도 비중은 의연높다. 지난해 섬유(1백46억달러),전자(전기포함 1백78억달러),신발(43억달러)이 각각 수출중 22.6%,27.4%,6.6%를 차지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월 현재 인력부족률은 신발류 10.5%,의복 10.2%,비철금속 7.6%인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초이후 경기의 에상외의 활력으로 인력난은 더 악화됐다. 봉제는 30%나 된다. 탄광업계도 인력이 약 10% 부족하다. 현재 탄광 근로자는 약 3만5천여명인데 3천9백여명이 더 필요하다. 탄광 직종은 더럽고,어렵고,위험한 3D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인력을 끌어들이자면 타직종에 비해 상대국으로 처우를 크게 개선해야하는데 채산성 때문에 제약을 받는다. 심부 탄광이므로 자동화로써 대처할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지난 89,90년 탄광합리화 사업을 단행,근로자가 총 1만4천명에 달하는 1백77개의 한계탄광을 폐광했는데 근로자중 25%만이 탄광에 남았다. 인력확보가 더욱 어려워 지는것은 자명하다. 인력 다소비업종인 건설업체가 인부 및 기능인력 모집에 곤란을 겪는것은 말할것도 없다. 정부의 신도시 건설 등 소나기식 주택건설이 인력난을 가중시켰고 이에 따라 임금도 급등했다. 과거에는 붐때만 인력이 달렸으나 이제는 호황과 불황을 가릴것없이 인력부족이 만성화됐다. 건설업체들이 소요기능공의 절반밖에 확보치 못하고 있다. 중기운전사 같은 인력은 월1백50만원을 주고도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택시,버스 등 운수업들도 운전기술에 허덕이고 있다. 농촌의 일손부족도 심각하다. 인력이 없어 무르익은 보리밭에 수확대신 불을 질렀다는 얘기도 들린다.
3D 현상에서 야기된 인력난은 광범하다. 또한 구조적이다. 선진화의 문턱에서 극복해야할 과제다. 정부에서는 아직 처방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부는 공장의 해외이전으로 해결책을 찾고 있다. 그렇지 못한 대다수는 해외교포 인력이나 해외인력의 유치를 주장하고 있다. 탄광업계에서 얼마전 소련과 중국의 교포인력 고용을 주장했고 노동부,동자부 등에서 이를 지지했었다.
그러나 법무부·내무부·외무부 등 정부의 다른 일원과 노총이 정치·경제·사회적 파생문제 등을 우려,반대 현재는 보류된 상태다. 경제기획원의 고위관계자는 3D 현상을 역류시킬수는 없다고 전제,일본식과 서독식중 우리는 일본처럼 성인력화로 극복할수 밖에 없다고 했다. 정부안을 마련해야할 때가 온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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