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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비기지협상 화산폭발로“변수”/폭발계속땐 군사가치감소…이전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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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비기지협상 화산폭발로“변수”/폭발계속땐 군사가치감소…이전주장도

입력
1991.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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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대 미군기지인 필리핀 클라크 공군기지와 수비크 해군기지가 피나투보 화산의 폭발로 잿더미로 덮여가고 있다.이에따라 오는 9월로 조차기간이 만료되는 이들기지의 존속여부 및 보상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전개돼온 미·필리핀간 협상도 화산폭발이라는 돌발 변수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군 당국은 1주일이상 피나투보 화산이 폭발하자 지난 14일 화산에서 16㎞지점에 위치한 클라크 공군기지를 완전 폐쇄하고 1만5천여명의 군인과 가족들을 수비크 해군기지로 철수했다. 클라크 기지는 17일 현재 30㎝ 두께이상이 화산재와 진흙으로 뒤덮였고 상당수의 시설물을 파괴됐다.

화산으로부터 40㎞지점에 있는 수비크기지도 화산재의 엄습에 안전지대가 아닌 상태. 화산석에 1백66개 시설물이 훼손됐으며 지난 주말에는 9세 어린이가 기지내 고교건물 붕괴로 숨지자 미군 당국은 수비크만에 집결한 2만여명의 군인 가족들을 본국으로 우선 철수키로 결정했다.

또한 주내에 철수작전을 완료키위해 항공모함 링컨호가 수비크만으로 이동중이다.

이처럼 기지상황이 최악의 사태에 빠지게되자 이들 기지의 재생여부 및 양국간 기지협상의 전개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클라크와 수비크 모두 군사적 효용성이 크게 떨어졌다는게 현지의 지배적 의견이다. 기지시설의 훼손 정도도 심하지만,필리핀 화산연구소 소장인 푸농바얀의 언급처럼 피나투보 화산이 향후 몇년간 계속 「용트림」을 할것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핵시설이 있을지도 모를 군사기지를 활화산 근처에 둘수 없음은 당연하기 때문에 기지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이처럼 기지의 효용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속출하자 미·필리핀간 기지협상은 기초 단계부터 다시 시작될것으로 보인다.

현지 외교가에서는 『만약 망글라푸스 필리핀 대표(외무장관)가 한달전에만 협상을 마무리 했어도 미국은 비싼 수표를 지불했어야 했을것』이라는 뒷얘기가 분분하다. 『양측 기지협상이 언제 어떻게 재개될지는 피나투보 화산에 물어보라』는 현지 외교가의 조크도 기지를 둘러싼 미묘한 상황을 잘말해주고 있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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