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일이 가까워지면서 시도의원 선거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정당이나 후보나 유권자들이 모두 냉정을 찾지못하고 과열상태에서 헤매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 집계에 의하면 17일 현재 모두 2백10건의 선거법 위반행위를 적발,13건을 고발하고 25건을 수사의뢰하는 한편 1백68건은 경고조치했다. 선거관리당국에 의해 발각된것만해도 이 정도이니 감시법망에 걸리지 않은 위반사례는 얼마나 될지 짐작할만하다.사실 선거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선거분위기가 달아오르면 모두가 당선에만 혈안이 되어 법은 안중에도 없게 된다.
정당은 정당대로,후보는 후보대로 또 운동원은 운동원대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득표활동을 벌이다보면 일반 유권자까지 끼어들어 선거법 따위는 사문화되다시피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정부의 관계부처에서 때때로 담화도 발표하고 경고도 하지만 그 정도로는 들은척 만척이다.
투표일을 3일 앞두고 윤관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17일 담화를 통해 막바지에 우려되는 과열 타락분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윤위원장의 담화를 보면 문제의 핵심은 잘 파악하고 있는것 같다.
『일부 정치인 후보자 공직자 이장 및 통반장과 유권자들이 본분을 잊고 그릇되게 처신,불법 타락 과열로 치닫고 있는…』이라고 선거분위기를 분석한 대목이나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에서 다뤄져야할 정치 쟁점들을 지방선거에 끌어들인다』는 유세의 문제점 지적 등을 보면 상당히 구체적으로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했다면 대응도 제대로 해야한다. 그러나 『이 시각부터 투표가 끝날때까지 적발되는 일체의 선거법 위반행위는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보다 엄중히 다스릴 것』이라는 경고나 『정당활동을 빙자한 위법 탈법 선거운동은 절대로 용납될수 없다』는 주의 환기행위가 사실 얼마나 효과를 볼수 있을지 의문이다.
위법 탈법의 정당활동 사례가 있다면 해당 정당에 공한을 보내서 시정을 촉구하는 식의 구체적인 행동으로 대응해야지,형식적인 담화발표만으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정당이 바로 과열의 주범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인데 구체적인 대책없이 지금까지 방치해왔다는 것은 선거당국의 공명선거에 대한 의지를 의심케하는 것이다. 정치인 공무원 후보자 운동원 유권자 등 모두가 공범이라면 법은 있으나마나일 것이고 법을 집행하는 정부당국도 「선거때는 으레 그런것 아니냐」고 형식적으로 넘어가 버리면 이 땅의 선거풍토는 영영 고치지 못할 것이다.
투표가 3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앞으로 2∼3일간에 타락상이 절정에 이를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선거당국은 실질적인 감시의 눈을 한층 더 크게 떠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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