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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성당 떠날때 됐다/「대책회의」 더 머물 명분·이유없어(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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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성당 떠날때 됐다/「대책회의」 더 머물 명분·이유없어(사설)

입력
1991.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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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성당 농성사태가 드디어 해결의 길에 접어든것 같다. 그동안 실정법과 교회법 사이에서 고심해온 성당측이 농성중인 「대책회의」를 정치단체로 간주,철수를 요구키로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이다. 성당측이 김기설씨 유서대필 혐의로 사전영장이 발부된 강기훈씨에 대해서는 인권차원에서 검찰자진출두때까지 사제관에서 보호해주기로 했다지만 이미 강씨가 20일 이후의 자진출두 의사를 분명히 해온바있고 성당측의 분리보호 의사마저 강씨 스스로 거부했기에 더이상 농성을 계속할 명분과 이유가 없어졌다 하겠다.우리는 그러한 성당측의 최종결정이 정당하고 현명하다는 생각이다. 아울러 성당측의 고심에도 충분한 이해가 간다. 비록 교회품에 찾아든 쫓기는 자를 내치지 않는게 교회법의 정신이긴해도 국가공권력의 정당한 집행을 더이상 유예시킬수 없는 한계를 절감했을 것이다. 하지만 성당측은 대책회의의 철수를 요구하고서도 공권력의 성급한 투입을 자제해달라고 거듭 요청하고 있고,강씨에 대한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촉구한바 있다. 그러한 노력과 배려도 충분히 받아들여져 큰 불상사없이 농성이 풀리고 국가의 정당한 공권력도 공정하고 떳떳이 집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마당에 강씨는 스스로 나와 검찰에 자진출두하는게 마땅하다. 앞서 성당측 입장과 국민여론을 의식,자진철수를 결정했다 번복한뒤 무기한 농성과 극한투쟁을 고집하고 있는 대책회의도 아울러 하루빨리 철수하는길만 남았다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철수를 요청하는 성당의 최종결정이 나 있을뿐만 아니라 정당한 공권력의 집행을 누구라도 더이상 회피할수 없는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고 국민들도 더이상 용인하려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강씨나 대책회의가 자신의 결백이나 재야운동의 도덕성을 주장하려 한다면 더이상 국가기관의 권위와 종교의 영역을 손상시키기 보다는 법의 판가름을 자청해 받는게 오히려 떳떳하고 당당하다 하겠다.

지금 국민들은 법질서를 부정하는 과격폭력 시위의 만연을 몸으로 마저 막으려하고 있다. 성당이 위치한 명동지역 주민들의 진정을 받아들인 중구 기초의회에서는 만장일치로 명동을 「평화의 거리」로까지 선포했다고 한다. 서울을 대표하는 번영과 낭만의 거리가 걸핏하면 성당을 거점으로 삼은 재야의 극렬투쟁과 공권력의 공방으로 최루탄냄새 자욱한 투쟁과 갈등의 거리로 전락한지도 너무 오래됐다. 이제 명동을 평화의 거리로 정착시키는 첫 걸음은 이번 농성의 자발적 철수로부터 시작되어야 할것임을 대책회의측은 차제에 깊이 명심하기 바란다.

당국도 이번의 농성해결 기운을 빌미로 성급한 공권력 투입에 나서 사태를 악화시키기보다 공정한 수사보장과 자진철수를 유도하는 분별력있는 법집행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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