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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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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년이래 계속 체코에 주둔하고 있던 소련군이 점차 철수하더니 마침내 그 마지막 대대가 5월말에 철수했다. 7만1천5백43명 병력중 3백50명의 장교와 4백50명의 사병이 아직 남아있으니 이들은 지금까지 사용하던 군사시설을 오는 20일까지 체코에 인계하기위한 인원이라고 외신은 설명한다. ◆그런가하면 필리핀의 클라크 미 공군지기에선 노후한 F4E 팬텀기 편대들이 지난주초 마지막으로 이륙,전폭기 철수가 끝났다. 기지에서 16㎞ 떨어진 피나투보 화산이 9일부터 대규모 분출을 보인뒤 미군 잔여 병력이 대피하는 모습을 보고 한 필리핀 청년은 「아키노 대통령도 못했지만 화산이 미군을 몰아냈다」고 말했다고 하나 전투 기능은 그 이전에 이미 철수한것이다. ◆뒤어어 헝가리에선 46년간 주둔하던 소련군의 잔여병력 3백명이 14일 철수하고 빅토르·실로프 남부군 사령관이 19일 국경초소를 통과함으로써 소련군 철수가 공식완료된다. 그리고 옛 동독지역에 아직 남은 35만 소련군도 95년 1월1일까지 철수완료 예정이다. 순조로운 철군진행을 위해 독일측은 이 문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모양이다. ◆이렇듯 도처에서 대결 양상은 차례로 퇴조해감으로써 해빙시대를 실감케하는 가운데 다른 한편으론 고도 무기의 거래가 성행하여 화해분위기에 걸맞지 않는 중무장 현상이 드르러지고 있다. 13일 프랑스의 르부르제에서 열린 에어쇼엔 소련의 신예 MIG31 전투기도 등장하여 무장을 강화하는 나라들의 구미를 자극하기까지 한다. ◆소련이 MIG31에 관해선 어찌나 굳게 비밀로 가렸었는지 85년 가을 노르웨이 공군기지 자국 동쪽 공해상에서 찍은 MIG31의 첫사진이 큰 성과처럼 열강의 관심을 끌었었다. 여우 사냥개(폭스하운드)라는 별명이 붙은 이 「비밀덩어리」가 이젠 상품화하는 정도다. 높아질대로 높아진 실리 감각이 정책의 상술화까지 빚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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