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안전협정 체결의사를 공식인정한 것으로 마무리된 빈 IAEA이사회에서의 우리 외교당국의 「게임」을 지켜보면서 시종 안타까움을 누를수 없었다.이번 빈에서의 외교게임은 우리의 양보할 수 없는 안보이해가 걸린 사안이지만,기실 처음부터 미·북한간 막후협상이 지배하는듯 했다.
때문에 우리로선 가만히 앉아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전략일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 외교당국은 공연히 소매를 걷고나서서 헛주먹질만 하다가 결국 「모양」만 우습게 된 형국을 자초한듯 하다.
한국대표단의 고위관계자는 처음부터 북한의 협정체결 의사표명을 「기만전술」로 못박고,이 「책동」을 봉쇄할 수 있는 결의안 채택을 전략목표로 제시했다.
그러나 정작이사회 회의장 주변은 개막초부터 북한의 움직임이 전반적인 외교적 변화의 일환인 이상,추이를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이같은 분위기는 「주한 미핵무기 철수」 보도가 나오자 한층 짙어져 『게임할 것도 없다』는 관측이 압도했다. 일본 기자들은 『일본도 결의안에 「총대」를 메지않으려 한다』고 귀띔했다.
이같은 상황변화속에서도 우리측 고위관계자는 이사회 관행에도 없는 결의안 제출을 『99% 확실하다』고 되풀이 장담함으로써 국내 언론보도를 오도했다. 그리고 엉뚱하게 북한대표 진충국의 「미국과의 사전협의」 공개와 「전면사찰수용」 표명을 크게 보도한 국내언론을 『북한의 선전도구 노릇을 했다』고 매도했다.
어쨌든 북한측이 13일 이사회에서 협정서명의지를 공식확인하자 이 관계자는 『우리의 압력행사의 결과』라며 「해피엔딩」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도 「결의안 유보」가 걸리는지 『이사회 회의장이 북한의 약속이행을 촉구하는 성명을 북한최고당국에 보내기로 했다』며 『이것이 우리의 진짜 목표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의장성명」은 실제 회의결과를 요약해 북한정부에 통보하는 통상절차였다.
결국 우리측은 국내에 비치는 「모양」을 외교의 「실질」보다 중시하는 구태의연한 실책을 되풀이 한 것으로 보지않을 수 없다.
이같은 느낌은 13일 낮 게임이 끝난뒤 북한대표 진충국과 미국대표가 빈국제센터 식당에서 점심회동을 갖고 있는것을 지켜보면서 한층 더해졌다.<빈에서>빈에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