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위법” 고백이 선관위 증거물로/「약속」 혈서로 강한의지 과시/비닐하우스 사무실에 “동정” “술책” 엇갈린 반응/선거운동원 사칭 후보가족에 금품뜯는 사례도선거판은 항상 풍부한 화제를 양산한다. 전국 8백66개 선거구에서 2천8백70명이 열전을 벌이는 광역의회선거 역시 예외가 아니다. 선거구가 많고 후보가 많아 오히려 더많은 화제가 속출하고 있다.
○…경기 파주군 제1선거구 김성회 후보(무소속)는 연설회도중 자신의 선거법 위반 사실을 시인해 곤욕을 자초.
김후보는 이날 『현행 선거법상 후보자들이 선거법을 위반하지 않고서는 누구도 당선될수 없다』며 『사실 나도 이미 선거법을 위반한 사실이 있다』고 시인하자 이날 선관위측이 김후보의 발언내용 녹음테이프를 증거물로 압수,김후보에게 위반사실을 구체적으로 제출해줄 것을 요구해 왔다는 것.
○화투장 유인물 “눈길”
○…부산 동구 제2선거구의 황종대 후보(민자)는 고스톱 성행에 착안,화투장 그림을 넣은 이색 홍보 유인물을 제작,배포해 눈길.
이 유인물은 전면에 「속지 맙시다」란 표어와 함께 손으로 그림을 가린 화투장 5매를 넣고,이면에는 각 화투장마다 「갈비탕」 「돈봉투」 「공약남발」 「인사청탁」 「이권개입」 등 불법운동 문구와 함께 「속고,또 속으시렵니까」라고 강조.
○…충북 청주시내 일부 선거구에서 타후보 진영을 사칭,향응제공을 약속하는 전화가 계속 걸려오는 등 흑색선전이 난무.
6명의 후보가 경합을 벌이고 있는 청주 제4선거구의 경우 지난 9일 운천동 강모씨(38·여) 집에 무소속 황영모 후보 선거운동원이라고 밝힌 30대 남자가 전화를 걸어 『50만원으로 40명에게 음식을 대접하겠으니 유권자들을 모아달라』고 했으나 현장에는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
○“오죽 돈이 없으면…”
○…충북 청원군 제1선거구의 박희상 후보(무소속)는 청원군 남일면 효촌리 자신의 집부근 공터에 15평 규모의 비닐하우스 가건물을 지어 선거사무실로 쓰면서 『당락을 떠나 돈안쓰고도 당선되는 선례를 만들겠다』고 기염.
그렇지않아도 더운 날씨속에 찜통같은 비닐하우스 속에서 선거운동하는 모습을 보고 주민들은 『오죽 돈이 없으면 저러겠느냐』며 동정의 눈길을 보내는데 반해 상대후보들은 『어느정도 재력이 있는데도 일부러 초라하게 보여 유권자들의 동정표를 모으려는 고등술책』이라고 역공세.
○…12일 상오11시 충남 청양농고에서 열린 청양군 제1선거구 합동연설회에서 정선흥 후보(민자)는 10여분간 지지를 호소하던중 마침 수업시간이 끝나는 것을 알리는 종소리가 나자 이를 선관위의 연설제한 타종으로 오인,서둘러 연설을 끝내고 연단을 내려왔다가 선관위 직원의 해명을 듣고 다시 등단,연설을 계속하는 해프닝.
○…후보자의 선거운동원을 사칭해 후보자의 가족으로부터 금품을 뜯어내는 신종사기 사건이 발생,경찰이 수사에 착수.
11일 하오3시께 서울 구로구 오류1동 박모씨(30·주부) 집에 부산 영도구에서 출마한 아버지(55·무소속)의 선거운동원을 사칭한 60대중반의 남자가 찾아와 『교통사고를 내 급전이 필요하니 돈을 좀 빌려달라』며 2백50만원을 받아 갔다는 것.
○미녀 박수부대 동원
○…경남 창녕군 제3선거구에 출마한 김종규 후보(민자)는 지난 10일 열린 합동연설회에 50여명의 20대 미녀 박수부대를 동원해 눈길.
이들 미녀군단은 김후보가 경영하는 부곡 크라운관광호텔 여종업원들로 밝혀졌는데 이들은 『주인인 김후보의 당선을 지원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섰다』며 남은 연설회장에도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11일 하오 대전 동구 판암국교에서 열린 동구 제3선거구 1차 합동연설회도중 폭우가 쏟아지자 대부분 자리를 떠 끝까지 자리를 지킨 청중은 2백명 남짓에 불과. 그러나 마지막으로 나선 송백헌 후보(무소속)는 『청중들과 함께 비를 맞겠다』며 우산을 치우고 비에 흠뻑 젖은채 열변을 토해 동정을 사기도.
○“서울 신민함평 신민”
○…13대 의원선거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신민당 돌풍이 거센 전남지역에서는 신민당 공천에서 탈락,무소속으로 나선 후보들이 공천과정을 들먹이며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속출. 함평 선거구의 김영호 후보(무소속)는 『이번 선거는 서울에서 공천장을 가져온 서울 신민당과 김대중선생과 함께 줄곧 야당의 길을 걸어온 함평 신민당의 대결』이라고 열변.
또한 화순 제2선거구의 유갑환 후보(민자)는 『김대중선생도 타지역에서 야당에 표를 달라고 애쓰고 있느니 만큼 우리 지역에서도 밥상을 차릴때 반찬이 많아야 좋듯이 민자당을 밀어달라』고 호소.
○…11일 대구 서대구국교 교정에서 열린 서구을 제4선거구 합동연설회에서 2번째 등단한 박원범 후보(민주)는 유세를 끝낸뒤 자신의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깨물어 8절지 연설문 뒷장에 「약속」이라고 혈서를 써 공약실천에 대한 강한 의지를 과시.
박후보는 『먼저 등단한 다른 후보가 「약속」이란 글자를 추가로 인쇄한 홍보물을 뿌린 뒤 자기 연설이 끝나자 박수부대를 데리고 유세장을 빠져나가는 「작태」를 보고 분개해 본인의 공약은 공약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해 혈서를 썼다』고 설명.
○후보들 공원공략 혈안
○…민자,민주 후보에 무소속 5명이 가세,7대 1의 부산 최고경쟁률을 보이고 있는 부산진 제2선거구에서는 각 후보들마다 아침 등산객과 약수터 이용객이 많은 『성지곡 어린이대공원을 장악하는 후보가 승리한다』며 공원공략에 혈안.
각 후보들은 동이트기도전부터 매일 새벽4시만되면 공원입구에 나와 등산객들에게 90도 각도의 인사를 하는가 하면 등산로를 따라다니며 경쟁적으로 한표를 호소하는 모습을 보여 약수터는 유세장을 방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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