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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난 수출현장 일감은 넘쳐/납기 못댈까 수주도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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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난 수출현장 일감은 넘쳐/납기 못댈까 수주도 포기

입력
1991.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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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졌던 특·야근 부활/20대 여근로자 대신 50대 주부/동남아인 고용 공공연한 비밀수출현장에 일손이 달린다. 올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경기로 수출주문은 계속 쌓여가는데 물건을 만들 기능인력이 부족,제때에 수출을 못해 벌금을 물고 거래선을 잃거나 아예 주문받기를 포기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89년이후 거의 사라졌던 특근·야근을 부활,강행군하는 기업도 하나둘씩 새로 생기고 40∼50대 가정주부가 20대 여공의 빈자리를 대신하고 있지만 급증하는 주문을 소화해내기는 역부족인 안타까운 상태다.

기능인력 부족사태가 가장 심각한 분야는 섬유·전기전자 등 노동집약 업종의 중소기업체.

공휴일인 지난 6일 구로수출공단 제3단지내 신한밸브(대표 전상식)는 휴일인데도 공장문을 활짝 열어놓은채 주력상품인 자동차용 엔진밸브를 깎아내는 기계소리가 막 출고된 완성품을 트럭에 싣는 포크립터의 굉음과 어우러져 우렁차게 울려퍼지고 있었다.

이 회사 박욱현씨(32·사원)는 현충일은 물론 일요일인 지난 9일에도 특근을 했고 매일 밤9시 정도까지 야근을 하고있으나 물량을 대지못해 이번 일요일(16일)에도 특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엔진밸브를 전량수출하는 이 회사는 전직원 1백65명으론 공장설비의 80% 정도밖에 가동하지 못해 수출주문이 3∼4개월씩 밀려있는 상태다.

구로 1공단의 대성전기(대표 박재범) 전택수 기획실장은 『쏟아지는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근로자들에게 사정해 지난 6일에 특근을 했다』며 『납기를 못대 피해를 본이후로 외주를 주거나 아예 주문을 포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의 (주)한창(대표 김승한)은 두서너달치 일감을 확보했으나 인력부족으로 가정주부 30명을 쓰고있는데도 설비를 80% 정도밖에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섬유산업연합회 이상경 기획차장은 『전국섬유업체 종사자는 현재 57만명선인데 부족률은 15%(8만여명) 선으로 특히 의류(28.8%) 염색(14.3%)이 심하다』고 밝히고 『1만2천개 업체중 80% 가량이 주부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차장은 『올들어 중동·동구·통독특수로 이 지역 수출이 두가지수 이상 증가하고 있으나 공급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식기공업협회 김종호 업무부장은 『70여 업체의 총 종사자는 현재 1만2천명으로 연말에 비해 10%나 줄었다』며 『기능인력 부족을 해결하지 못하면 수출은 끝장』이라고 말했다.

문구공업협동조합 김수철 기획부장은 『기능인력난은 근로자의 3D(더럽고 어렵고 위험한 일) 기피현상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우선 현실적으로 가능한 주부직장갖기운동을 대대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부장은 또 『업계에서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 근로자를 쓰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밝히고 『차제에 해외인력수입을 양성화하고 방위병 등 국내 유휴인력을 동원할 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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