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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3가 노상협상서 극적 타결/김양 파고다 노제 치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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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3가 노상협상서 극적 타결/김양 파고다 노제 치르기까지

입력
1991.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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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총장 시경국장과 상오 4차례 전화통화/확답 못받고 거리로… “타결” 알리자 주위 환호또 한차례 도심 대충돌이 예견됐던 12일 하오 김귀정양 장례의 파고다 공원앞 노제 공방은 성균관대 장을병 총장이 나서 경찰과 타협점을 끌어냄으로써 위기를 넘겼다.

지난 8일 백병원에 공권력 투입을 앞두고 김양의 합의부검을 중재함으로써 일촉즉발의 위기를 넘기게 했던 장총장의 11일 하오 김양 시신 교내운구 문제로 인한 학생들과 성균관 유림의 충돌을 막은데 이어 이날 또 노제공방을 중재한 것이다.

장총장은 시신 교내운구 허용직후 일부 유림으로부터 격렬한 항의를 받은 등 피곤한 상태에서도 11일밤 곧 바로 노제충돌을 막기위해 보직교수 회의를 소집,가능한 방안을 논의했다.

밤늦게 퇴근한 뒤에도 집에서 뜬눈으로 새다시피한 장총장은 12일 상오7시40분께 김원환 서울시경 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김양의 장례를 평화적으로 빠른 시간안에 끝낸수 있도록 학생들과 대책위 관계자들을 설득할테니 계획된 노제를 치를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시경 국장으로부터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니 검토할 시간을 달라』는 대답을 듣고 가능성을 확인한 장총장은 상오9시40분과 11시15분,11시50분에 세차례 더 끈질기게 전화를 건 끝에 『총장께서 책임을 진다고까지 말씀하시니 상황을 보아 파고다공원 노제는 검토해 보겠다』는 답변을 얻었다.

장총장은 총장실에서 일체 외부인을 만나지 않은채 오대영 민주동문회 부회장과 조동원 학생처장 신연철 사범대학장 등 보직교수들을 불러 중재와 설득을 당부했다.

장례식이 끝난 낮12시35분께 박형규 목사와 유인호 교수의 방문을 받은 장총장은 이들과 5분 정도 이야기를 나눈뒤 바로 문과대 앞으로 나가 김양의 관이 교내를 도는 모습을 20여분간 침울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이때 강경대군 부모들과 만나 강군 부모들이 『총장님이 존경스럽다』는 말을 하는데도 마음이 편치 않은듯 악수만 한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하오1시40분께 장례행렬 중간에 끼어 학교를 나선 장총장은 뒷짐을 진채 말없이 걷다가 종로3가에서 행렬이 경찰의 저지로 멈추자 곧바로 앞으로 걸어나가 김세옥 시경2부장 등 경찰간부와 만나 마지막 협상을 시도했다. 장총장은 이들과 한동안 협상을 하다 김시경2부장으로부터 무선전화기를 건네받아 김시경 국장에게 현장면담을 요청했다.

하오3시25분께 정복차림으로 현장에 나온 김시경국장과 악수를 나눈 장총장은 보도진을 물리친뒤 『유림과의 불편한 관계때문에 상오 영결식에도 참가하지 않았다』며 『파고다공원 앞에서 잠시만이라도 머물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시경국장은 『학생들이 다량의 쇠파이프와 각목을 준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총장께서 책임지고 제거해달라』며 사실상 장총장의 간곡한 제안을 받아들였다.

5분간의 짧은 만남끝에 장총장이 학생들에게 돌아서 『파고다공원 앞길 통과를 허용한다』고 밝히자 주위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송용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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