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압력 악재” 목표선 낮춰/민자/총재순방 불구 「무풍」에 당혹/신민/민주/자금바닥·비주류 유세 불참… 지원대상 조정광역의회선거가 중반전에 돌입했으나 유권자들의 정당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싸늘해 각 정당마다 고심하고 있다.
여당은 무소속후보 사퇴압력설에 부정적 여론이 비등한데다 「안정속의 개혁」 논리가 호소력을 얻지 못해 고민하고 있고 야당은 크게 기대를 걸었던 「바람몰이」 전략이 빗나가는듯 하자 안타까워하고 있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정당 외면현상이 누적된 정치불신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자성아래 앞으로의 계속된 정치행사를 위해서라도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것도 사실이다.
○…광역의회 선거에서 55∼60%의 「안정의석」 확보를 목표로 설정하고 있는 민자당은 중반에 접어들면서 선거전이 혼전양상을 보이자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유권자들의 성향이 정당보다는 인물위주로 지지후보를 선택하려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다 「안정속의 개혁」 논리가 유권자들에게 파고들지 못하고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야당의 「바람몰이작전」이 주효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당의 득표력 제고전략도 별무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민자당은 당초 의석목표를 하향조정하면서도 과반수의석도 얻지못할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85% 이상의 의석확보를 장담했던 경북지역의 경우 70% 정도로 낮추고 있는 것이나 부산·인천·대전 등 대도시에서 예상외로 고전을 겪고있는 사실이 단적인 사례.
민자당은 전국적으로 이같은 양상이 확산되고 있는 배경을 공천을 둘러싼 후유증이 선거전에서 부정적인 측면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
무소속 출마자 대부분이 공천탈락자들인데 이들이 서울 등 대도시에서 서서히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데다 후보사퇴 압력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거세게 일고있어 고민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자당은 11일 하오 당기위를 소집,무소속후보를 지원하고 나선 전직 지구당위원장들을 징계할 예정이었으나 당사자들의 반발과 함께 계파간 의견이 엇갈려 결론을 유보하는 등 진통만 거듭하고 있다.
전직위원장들은 『공천후유증을 떠넘기려는 악의적 음모』라고 반박하면서 『중앙당은 명예훼손에 대해 해명하라』며 반발하는 등 적전분열양상까지 빚고있는 실정.
결국 민자당은 후보등록 초기 여권후보 단일화작업에 주력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채 유권자들의 견제심리만 촉발했고 야당측에는 정치공세의 빌미만 제공했다는 것이 당주위의 지적이다.
민자당은 또 야당과 마찬가지로 수뇌부가 전국 지원유세에 나서고 있으면서도 선거분위기 과열방지를 내세워 공명선거 분위기조성을 부르짖는 등 일종의 딜레마에 빠져있는 것도 고민이다. 때문에 최고위원 등 수뇌부의 유세지원 일정을 축소한다고 발표했으나 실제론 지지대상 지역을 오히려 확대하면서 야당측에 선거과열방지를 위한 중진회담을 갖자고 제의하는 등 겉과 속이 다른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신민당은 선거중반 당안팎에서 돌출된 여러 문제점에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신민당이 가장 난감해하는 부분은 좀처럼 「바람이 불지않는다」는 점이다.
여권의 재력과 조직력에 맞설 유일한 무기인 「야당바람」이 아직까지도 만족할만큼 일어나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김대중 총재가 연일 지방 나들이를 통해 애쓰고 있지만 13대 총선 당시의 「황색바람」에는 「어림도 없다」는게 일선관계자들의 솔직한 분석이다. 물론 지난 4일의 제주집회와 10일의 충남 금산집회처럼 흡족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나머지 10여곳은 개최자체에서 의미를 찾을수 있었을 정도였다는 얘기다.
이에대해 신민당측은 잇단 의원탈당 등 공천후유증과 정원식 총리서리 폭행사건을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김총재의 연설 등에서 신민당은 강력한 대여비난을 연일 퍼붓고 있지만,예컨대 공안통치·내각제개헌 등 신민당이 제기하는 주요 선거쟁점들이 이로인해 광범위하게 부각되지 못하는 실정임을 부인하지 못하고 있는 것.
당의 도덕성에 큰 흠집을 낸 공천후유증은 당중진의원들의 금품수수 및 관계기관 내사설로 증폭돼 괴로움을 더해주고 있다.
신민당은 이같은 고민들을 해결하기 위해 당중진의원 현장지원 투입,금품수수관련 의혹에 대한 적극 반박,특별당비 모금운동 추진,불법선거감시반 활용 등의 대책을 세워놓고 있지만 관계자들의 표정은 밝지가 않다.
○…민주당의 최대 애로사항은 「자금공급량」의 절대부족. 기본생계마저 꾸려나가기 벅찰정도로 선거자금조달이 한계에 이르렀고 「몸으로 때우기」에는 지도부의 호흡이 삐걱거리고 있기 때문.
민주당은 당초 후보당 1천만원 정도의 지원금을 상정,50억원 정도의 선거비용을 책정했으나 실질적인 모금액은 그 10% 수준에도 이르지못했고 그나마 후보공천시 1인당 1백만원씩의 「착수금」 지원으로 동이나 버린 상태.
더구나 박찬종 부총재와 홍사덕 정무위원 등 대중적인 「인기스타」들이 선거전에 거의 불참하고 있으며 김광일·노무현의원 등도 민자당 후보와 거의 1대 1로 맞붙어있는 부산·경남지역을 챙기느라 여력이 없는 상황.
민주당도 스스로 이같은 한계를 절감,그동안의 움직임을 분석하여 4백69개 후보지역중 절반정도를 전략지역으로 선별,중점지원할 계획이다.<조명구기자>조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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