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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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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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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몇차례 맞은 근대화의 길목에서 안타깝게 호기를 놓쳐버린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멀리는 조선조의 영·정조때 실학의 가르침에서 근대화의 힘찬 고동을 느낄수 있었고 가깝게는 한말의 고종때 갑신정변으로부터 개화의 열기를 볼수있다.◆그러나 이 모두가 역사의식을 외면한 완고한 수구세력의 저항과 외세에 너무 의존했던 주체세력의 단견으로 꿈을 키우지 못하고 실패로 끝났다. 특히 1884년 12월 개화당의 홍영식,김옥균 등이 주동이 되어 갑신정변을 일으켰지만,외세에 의존한 개혁은 또 다른 외세를 불러일으켜 결국 「3일 천하」로 끝나고 말았다. ◆우리것을 찾아 주자학의 폐해인 공리공론에서 벗어나려던 실학사상도 수구세력의 저항으로 죄절되고 말았다. 실사구시와 경세제민에서 출발한 실학은 연경을 통해서 들어온 서양문물을 흡수,알리는 한편 자아발견을 위한 천문·지리·역사에 새로운 관심을 쏟았다. 그래서 이수광의 「지봉유설」 유형원의 「반계수록」 김정호의 「대동여지도」가 쏟아져 나왔다. ◆1614년에 편찬된 「지봉유설」 하나만 봐도 천문과 지리에 이르기까지 서양학문을 25개 부문으로 나눠 1백82개 항목에 걸쳐 근대적 학문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지봉 이수광이 북경에서 얻은 지식을 토대로 영국·프랑스의 기후와 생활양식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렇게 융성했던 후생이용의 실학은 마침내 수구반동 세력의 저항에 부딪쳐 더 발전해 나가지 못하고 대원군의 쇄국정책으로 끝내 막을 내렸다.◆어제(10일)는 「6·10」 독립만세운동과 「6·10」 민주항쟁이 겹친날이다. 1926년에 순종의 인산일을 기해서 일어난 「6·10」 만세운동이 독립을 위한 애국투쟁이라면 87년의 「6·10」 항쟁은 학생들의 민주투쟁에 의해 「6·29」 선언으로 열매를 거둔날이다. 이날을 맞아 우리는 수구세력이 이 나라의 민주발전과 개혁을 방해하는 경우는 없는지도 한번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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