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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 부검」 극적 타결까지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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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 부검」 극적 타결까지 전말

입력
1991.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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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막자” 간곡한 호소에 어머니 눈물로 수락/장을병·박형규·유인호·한승헌씨등 나서/시경국장과 통화 “부검땐 장례보장” 확약/박종철·강경대군 아버지도 설득 한몫… 충돌위기 넘겨대충돌 일보전에 김귀정양 부검·장례문제를 타결짓게 한 「평화사절단」 4명은 유신·5공시대를 거치면서 함께 옥고를 치르거나 해직의 아픔을 겪었던 민주동지들이었다.

장을병 성균관대 총장 박형규 목사 유인호 중앙대 교수 한승헌 변호사 등 4명의 회동은 그동안 백병원 영안실을 5차례나 찾아가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장총장을 도우려고 나머지 3명이 힘을 합침으로써 비롯됐다.

6일 하오4시 명동에서 만난 이들은 『나이든 사람들로서 국민의 불안을 덜어주고 더이상의 희생을 막아야할 책임을 느낀다』는 공감대를 확인하고 경찰과 김양 대책위에 제안할 중재안을 마련했다.

하오5시께 백병원 영안실에 찾아간 4명은 영안실바닥의 스티로폴위에 앉아 장기표 집행위원장에게 유족설득과 장례 등 모든 일을 도와줄것을 약속하며 부검없는 장례를 하지말것을 30여분간 간곡히 호소했다. 특히 장총장은 장위원장의 손을 잡고 평화적해결을 간절히 염원해 지켜보던 대책위관계자·학생들까지 마음이 움직이는 표정이었다.

영안실을 나와 서울 중부경찰서로 성희구 서장을 방문한 이들은 마침 서장실에서 경찰·소방서·병원 관계자들간의 작전회의가 열리고 있어 옆 경무과장실에서 잠시 기다려야 했다.

장총장이 경무과장 이병호 경정에게 『의도한 바는 아니나 이런 어려움을 겪게해 죄송합니다』고 인사를 건네자 이경정은 『총장님 저도 성대 동문입니다』라고 침통하게 대답했다.

잠시후 성서장이 경무과장실로 들어오자 장총장은 다시한번 사과한 뒤 『대학총장 입장에서 또다른 총돌과 희생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찾아 왔다』고 밝혔다.

장총장은 또 『혼자힘으론 어려워 지난날 함께 민주화운동을 했던 분들께 도움을 청했다』고 소개했다.

일행은 대책위에 합의부검을 제안한 사실을 성서장에게 알리고 경찰투입자제를 요청한 뒤 『혼자 결정하기 어려우면 상부에 보고해달라』고 주문했다. 또 『이대로 가면 학생과 경찰에 또 희생자가 날것』이라고 지적,『경찰과 학생이 서로 꽃을 달아주고 악수하며 헤어져야 한다』면서 『헤어질때 경찰이 최소한 김양의 죽음에 유감표시라도 하면 좋을것』이라고 조언했다.

성서장은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을 서장으로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고 지시에 따라 공권력을 집행해야 하는 경찰입장의 어려움을 설명한 뒤 『위기일발의 시점에 원로분들이 정말 잘나서 주셨다』고 감사를 표시했다.

이어 서장실로 자리를 옮겨 성서장의 주선으로 장총장과 김원환 서울시경국장의 전화통화가 이루어졌다. 김국장은 이때 『부검만 된다면 경찰을 투입하지 않는것은 물론 모든 장례절차까지 보장하겠다』고 확약했다.

하오7시께 경찰서를 나선 4명은 근처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하오8시30분께부터 유족설득에 나섰다.

유족설득에는 이들 4명외에 박종철군 아버지 박정기씨(62),이한렬군 어머니 배은심씨(56),강경대군 아버지 강민조씨(50) 등 민주화실천유가족협의회 회원들도 나섰다.

장총장 등 4명과 유가협 회원들이 번갈아 설득하자 김양 어머니 김종분씨(53)는 2시간30분만인 밤11시꼐 눈물로 제안을 받아들였다.<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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