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총수입의 20.5% 차지/거의 독점업체… 배이상 남겨신사복·컬러TV·VTR 등을 생산하는 국내 대기업들이 같은 종류의 외제 소비재를 수입하는데 앞장서고 있으며 이같은 「제살깎아먹기」식 수입비중이 해마다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5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분석한 수입소비재 유통구조 개선방안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중 컬러TV VTR 냉장고 신사복 숙녀복 세탁기 화장품 신발 가구 등 9개 주요소비재의 수입액 총 9천7백91만달러 가운데 ▲국내메이커가 도입한 것이 2천10만달러(20.5%) ▲종합상사 1천2백6만달러(12.3%) ▲일반오퍼상 3천2백67만달러(33.4%)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상이 동종 혹은 관련상품의 국내제조업체인 소위 제살깎아먹기식 수입의 비중은 20.5%로 나타나 지난 89년의 18.6%보다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신사복의 경우 국내 5대메이커가 55.4%인 2백9만달러어치를 수입,가장 두드러진 비중을 나타냈다.
또 우리나라 업계가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가진 신발조차 지난해 상반기중 수입액 7백61만8천달러 가운데 35.1%를 국내 11대 메이커가 수입했다.
이밖에 컬러TV는 삼성전자 등 4대메이커가 29.3%,VTR는 4개 가전업체가 24.3%인 2백85만1천달러어치를 각각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사·숙녀복의 경우 특수계층의 수요에 맞춰 외국에 하청을 주는 형태로 들여오는 물량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KDI분석에 따르면 화장품 의류 등 서울시내 7대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93개 수입품목의 평균 유통마진율은 1백5.6%에 달했다.
원가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남기는 곱배기 장사를 하고있는 셈이다.
주요 소비재의 국내시장구조는 대형메이커 2∼3개사가 압도적 점유율을 보이는 독과점체제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대부분 수입거래가 독점계약형태를 띠고 있어 이미 독과점지위를 누리고있는 대형메이커가 동종상품을 수입시판할땐 자사대리점을 이용한 재판매가격유지 행위가 가능하다는 것.
이럴 경우 수입상품의 가격은 적정수준이상으로 매겨지기 쉬울 것은 뻔하다. 또 A품목을 기존 국내제조업체가 수입하는 때와 타업체가 수입해 서로 경쟁하는 때를 비교하면 제살깎아먹기 수입은 비단 수입상품 유통마진 확대뿐 아니라 경쟁을 배제함으로써 기존 국내제품의 가격인하를 막는 효과도 겸할수 있다는 것.
또 수입확대를 통해 기존 국내제품의 품질향상을 자극할 기회를 원천봉쇄하는 결과도 빚는다는 지적이다.
이에따라 KDI는 현행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사업자(독과점업체)가 동종제품을 수입 시판할때는 별다른 제재를 가할 수 없는 허점이 있다고 지적,일본처럼 국내시장 점유율이 일정수준 이상인 독과점업체는 동종제품 수입때 당국의 허가를 사전에 얻도록하는 규제장치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유철기기자>유철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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