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류확대등 구체적 결실로 연결돼야”/소모전 지양할수 있게돼 다행『남북 유엔동시가입이 갖는 의미는 크게 외교적 측면과 남북관계라는 측면으로 나눠질 수 있다고 봅니다. 외교적으로는 우리외교가 거둔 최대의 성과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남북관계에서는 자칫 추상적이기 쉬웠던 남북관계가 현실에 바탕을 둔 구체적단계에 접어들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고 봐야지요』 마침 유엔가입 문제때문에 대통령특사로 아시아와 중동을 순방하고 귀국한 최광수 전 외무장관은 북한의 유엔가입방침 천명을 마치 자신의 일이라도 성사된듯 반기고 있었다.
『냉전구조가 완전종식되고 개방과 공존으로 흐르는 국제사회의 조류는 모든 국가에 명분과 합리성에 바탕을 둔 선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얘기를 들으니 중국이 북한에 유엔가입을 권유한 배경과 북한이 유엔가입에 나설수밖에 없는 이유가 자연스럽게 설명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현격하게 높아진 국제적 위상에도 불구하고 유엔에 가입하지 못해 감내해야만했던 불이익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이제 우리 외교는 명실상부하게 제자리를 찾을 수 있게 됐지요』 최전장관은 유엔대사로 근무할때(85∼86년) 이같은 현실을 뼈저리게 체험할 수 있었기 때문에 남북유엔가입이 더욱 더 반가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남북문제에 대해서는 예의 신중론을 폈다. 『성급한 낙관론은 금물입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할것입니다』 최전장관에 의하면 유엔동시가입은 남북문제가 현실에 입각해 다뤄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것이지 무슨 구체적 결과까지를 예고하고 있는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남북의 평화정착과 긴장완화 모색 및 신뢰구축 방안,그리고 접촉과 교류의 확대방안 등이 현실의 토대위에서 본격적으로 강구될때 비로소 유엔동시가입이 남북관계 개선에 구체적결실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이라는 「현실론」을 폈다.
『외교무대에 있어서의 남북관계는 이제 소모적 대결을 지양할 수 있게됐습니다. 그동안 남북 모두가 한나라의 지지라도 더 확보하고 국제회의 결의문의 자구 한줄을 유리하게 작성하기 위해 얼마나 소모적 경쟁을 벌였습니까』
그가 유엔 동시가입을 반기는 또다른 이유중 하나이다. 최전장관은 외교관 출신으로 장관을 세번이나 했고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역임한 화려한 경력때문인지 정부 개편때마다 빠짐없이 총리직 하마평을 받는 특별한 체험을 하곤한다.<글·이병규기자>글·이병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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