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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에 10년째 「자비 큰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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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에 10년째 「자비 큰잔치」

입력
1991.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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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인선원 비구니주지 석혜명스님/동네주민 초청 음식손수차려 대접서울 서대문구 홍제·홍은동 재개발지역의 노인들은 10여년전부터 해마다 초파일이 지나면 홍제4동 능인선원 비구니주지 석혜명스님이 손수차려주는 경로잔치로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31일 상오에도 노인 3백여명이 1백여평 남짓한 능인선원뜰에 모여 떡 잡채 산나물 샐러드를 맛있게 들며 막걸리로 목을 축인뒤 어깨춤을 흥겹게 추고 있었다.

30여년전 대학에서 한의학을 전공하다 불가에 귀의한 혜명스님은 70년말 이곳 능인선원에 자리를 잡은뒤 고아원 양로원 교도소 등지를 찾아다니며 부처님의 자비를 전해왔다.

혜명스님은 특히 홍제·홍은동 일대의 재개발지구에는 70세 이상 노인만 2백여명이 넘고 있는데도 노인정 1곳없는 것을 안타까워해 왔다.

그래서 10여년전부터 초파일에 들어오는 공양과 시주로 이웃 노인들을 위한 경로잔치를 벌이고 있다.

홍제4동 구의원 정화진씨(50)도 이자리에 참석,『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편히 쉴수있는 노인정을 꼭 건립하겠으며 앞으로 이 지역 노인복지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서대문경찰서 이택천 서장도 노인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드리고 금일봉을 놓고갔다.

홍제2동 노인회장 나상일씨(71)는 노인들을 대표해 『매년 잊지않고 경로잔치를 베풀어 주시는 스님에 대한 고마움을 이루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변변하게 준비하지 못해 오히려 부끄럽다』는 혜명스님은 『젊은사람들에게 노인들은 모두 부모』라고 말했다.

흥겨운 잔치가 끝난뒤 법당에서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는 혜명스님의 설법을 듣고 고갯마루를 내려가는 노인들의 얼굴마다에는 고향집을 다녀가듯 안락함이 엿보였다.<원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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